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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나를 숨겨 너를 빛나게 - 국립익산박물관 본문

모두투어 - 국립박물관

나를 숨겨 너를 빛나게 - 국립익산박물관

경기병 2024. 3. 26. 10:16

봄이 오고 꽃이 피니 여기 저기서 난리다.

 

23일은 진해군항제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지만,

23일은 대한민국 최초의 현수교 남해대교의 조명점등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근교에 살면서도 북적임이 싫어,

여지껏 한 번을 찾지 않은 진해군항제는 올해도 패싱을 하고,

 

노량을 가로지르는 남해대교가 개통 50년을 기념해 불을 밝힌다고 하니,

거기에 혹해 그 광경을 보고자 11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나를 숨겨 너를 빛나게 - 국립익산박물관 (2024.3.23)

 

 

 

점등식은 19시30분이었고,

날이 너무도 화창해 집을 나선 시각은 11시30분이었다.

 

8시간...,

어디를 서성이다 노량으로 가노...,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대전방향)

 

 

 

 

 

개밥처럼 퍼담아주는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대전방행) 제육덮밥

 

 

국립박물관 모두투어는,

열넷 곳 중 그 절반인 일곱이 남았고,

 

그 일곱에서 8시간을 소진시킬 한 곳을 찾으니,

전주와 익산이 견주어졌고 선택은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익산이었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육십령터널

 

 

통영대전고속도로 장수분기점

 

 

새만금포항고속도로 익산분기점

 

 

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

 

 

이제 정처는,

길로 나서기 전이 아닌, 나선 길에서 찾는다.

 

나선 길에서 찾은 정처,

전북 익산시 금마면 '국립익산박물관'에 도착을 하니 15시쯤이었다.

 

 

 

 

 

 

 

 

 

 

나를 숨겨 너를 빛나게 하고자,

사지(寺地) 한 켠에 매몰시켜 건립이 된 '국립익산박물관'으로 들어섰다.

 

 

 

 

 

 

 

 

 

 

국립익산박물관은,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부여박물관이 주제로 한 백제사를 다룬 또 하나의 국립박물관이었다.

 

승자의 박물관은 경주가 유일하지만,

패자의 박물관은 공주와 부여 그리고 익산까지 세 곳이나 건립되었다.

 

국립박물관의 입지 또한 지역 배분의 논리를 떨쳐내지는 못했고,

그에 따라 건립된 박물관들은 채움의 빈곤으로 불교 혹은 그릇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지 일천삼백여 년이 지났지만,

그 삼국의 나뉨은 아직도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돼지이천만빼빼로공화국은 스스로 멸하지 않는 한 롱런이고,

호남과 대구·경북에서의 투표용지에는 한 당만 표기돼도 선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어쩌면 한반도는 삼국이 존재하여야 할 땅인지도 모르겠다.

 

 

 

 

 

 

 

 

 

 

 

 

 

 

 

 

두 줄의 사실로 백 줄의 역사를 만들며 그랬는지는 몰라도,

국가 규모에 비해 너무도 과다한 삼천의 궁녀를 둔 백제는 멸망을 자초했다.

 

 

 

 

 

 

 

 

 

 

 

 

 

 

 

 

납세는 환급이다.

그 환급의 만족도가 가장 선명한 곳은 국립박물관들에 있다.

 

지지난주 일요일,

국립나주박물관도에서 든 기분도 좋았지만,

 

오늘 무심코 찾은,

국립익산박물관에서 느껴지는 기분 또한 참 좋다.

 

 

 

 

 

 

 

 

 

 

 

 

 

 

 

 

 

 

 

내 어릴적 외운 전라북도의 시(市)는 전주와 군산 그리고 이리 뿐이었다.

 

지금은 지워진 도시 이리로 와,

이리와 이웃한 도시 군산의 군도를 주제로 한 전시물을 접하니 또 군산이 가고 싶어진다.

 

 

 

 

 

 

 

 

 

 

 

 

 

16시쯤 박물관을 나왔다.

 

이제 노량으로 출발을 한다고 해도 결코 이른 시각은 아니었지만,

처음 온 익산을 이대로 떠나기에는 뭔가 서운한 기분이다.

 

이리를 좀 서성이다 떠남이 맞을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