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망경대산 가는 길에 - 서성인 상동읍 그리고 꼴두바우 본문
소수서원과 그 주변에 조성된 시설들(선비촌, 선비세상)을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15시가 다된 시각이었다.
베이스캠프가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산솔면까지는 65km 1시간30분 남짓,
또 가는 길에서 서성일 정처 한 곳을 찾아야 했다.
망경대산 가는 길에 - 서성인 상동읍 그리고 꼴두바위 (2025.3.2)
떠돎에 정처는 없다.
정처가 있다는 것은 떠돎이 아니다.
마구령터널을 통과하니 풍경의 다가옴은 바뀌었지만,
행정구역은 여전히 경북도 영주시 부석면이었다.
허나 그로부터 10여 분 스치는 선형에는,
경북도와 충북도 그리고 충북도와 강원도를 가르는 두 선의 도계가 그어져 있다.
휴양림 입실이 가능해진 15시가 좀 지난 시각,
28번 국지도가 31번 국도에 예속되는 산솔면소재지 녹전에 이르렀다.
좌회전을 해 15km쯤 가면 이번 여정의 베이스캠프에 닿고,
그러면 엄마는 따뜻해지는 방바닥에 요를 깔고 누울 수가 있지만...,
그럴순 없었다.
아직 저물녘이 될려면 한참을 더 떠돌아야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우회전을 했다.
가다보니 안티푸라민 뚜껑에 그려진 나무가 길가에 서 있었다.
'솔고개 소나무'라 했다.
이 나무 때문에,
영월군 중동면이 영월군 산솔면으로 개명을 당했다.
엄마 저 나무 안티푸라민 안닮았나?
닮기는 뭐시 닮아, 모르겠다!
에라이~
여행 중에는 아니라도 맞다고 해줘야 하는데...,
우리 집구석은 그게 안된다ㅜ
곧 내리겠지...,
그러면서 기다린 눈은 여직 내리질 않고...,
31번 국도 솔고개를 넘어선 16시쯤,
영월군 공립 '망경대산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로 격하시킬,
그 모든 잔치가 끝난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상동읍'에 들어섰다.
텅스텐(중석)광산 취락지역으로 한 때 4만의 인구를 넘겨,
면(面) 하나를 떼내고도 2만의 인구로 읍(邑)이 됐지만,
대한중석의 채굴중단...,
떠남의 시작...,
잔치는 끝났다.
그래도 떠나지 않은 사람들 천여 명이 산다.
다시 잔치가 열리길 기다리며!
꼴두바우고 나발이고,
잔치가 끝나면 웃고 떠들고 한 인간들은 이내 떠나기 일쑤다.
떠나고 남은 풍경은 애잔하기 그지없다.
시발~
띄엄띄엄 간판 걸린 가게들이 있어 읍내의 꼴은 유지를 하고 있었지만,
띄엄띄엄 간판 걸린 가게들엔 주인도 손님도 보이지가 않았다.
문을 연 식당이라도 있었음,
어색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살짝 들어서고 싶은 마음 저미어졌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또 어느 곳에서 저러고 사는건 아니겠지...,
비워진 읍내를 돌고나오니,
드디어 눈발이 조금씩 날리우기 시작했다.
에라이 시발~
나도 그만 떠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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