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난 내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 이현세 만화거리 본문
일요일 아침에 쏟아지는 햇살에는,
그 어떤 바쁨도 그 어떤 조급함도 없다.
오만 원치 기름을 넣으니 주행 km 수는 600을 넘어서고,
'오늘은 이 km 수로 어디를 갔다오노'가 일요일 아침의 고민일 뿐이다.
온천이나 가까...,
난 내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 이현세 만화거리 (2024.5.19)
반경 200~250km 사에에 표출되는 온천들 중,
어제는 서진으로 광주를 갔기에 오늘은 북진의 조건으로,
그 북진의 길을 7번 국도로 정하니 요처는 울진군 북면의 '덕구온천'이었다.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수'가 나온다는 덕구온천을 가기 위해,
11시30분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흥해에서 화진까지 그 개짜증나는 구간의 혼잡함이 싫어,
한동안 외면을 한 7번 국도...,
잠시 화진해변으로 내려서니,
봄은 떠나고 여름은 오고 있었디.
해파랑길 27코스의 종점은 울진군 북면의 소재지 부구이고,
거기까지가 오늘 회상이 된 해파랑길의 북상이다.
해파랑길 이음은,
살아오면서 내가 나를 위한 가장 잘한 짓이었다.
내가 걸었던 길,
지난 날 그 길에서 만든 기억은 이제 회상이 돼 바다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후포를 지나다가 횟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검색이고 나발이고 귀찮아서 무턱대고 들어선 식당은 친절도 했고 맛도 괜찮았다.
먼저 식당을 나와,
온천만을 가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시절과 하늘이라서,
가는 길에 '어데 갈만한데 없나'를 유추하니 일전에 테레비에서 본 거기가 떠올랐다.
역시 나는 천재였다.
떠오른 그 곳은,
7번 국도 매화교차로 램프로 내려와 좌회전 두 번을 하니 이내 나타났다.
가는 길에 잠시 휴게소를 들리듯...,
또 주의 행선지와 부의 행선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오늘 여정은,
덕구온천을 가기 위함이 아니라,
'이현세만화(벽화)거리'를 오기 위함이 됐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별보다 예쁘고 꽃보다 더 고운~
노래를 흥얼거리며,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내 엄마를 앉히고,
오월의 더 없이 푸른 하늘 밑 너무도 한적한 시골 면소재지 번화가를 서성인다.
추억이 있어 좋다가 아니라,
여기에 있어 좋더라~
엄마와 세상을 떠돌며,
그 시절을 재현한 여러 곳들을 구경했지만,
최고는 있는 그대로가 머물고 있었던 보성의 '득량역추억의거리'였다.
엄마와 세상을 떠돌며,
벽화가 그려진 숱한 마을들을 서성였지만,
최고는 한적해 더 좋은 울진의 '이현새만화(벽화)거리'가 됐다.
알려지지 않았기에 몰라서들 안오는 건지,
누군가 이슈를 만들어 내질 않아 그래서 안오는 건지,
붐빔은 고사하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그래서 너무도 호젓한 풍경 속을 서성일 수 있음은 분명 호사다.
운영을 한다면 덕구고 나발이고,
여서 목욕을 하면 참 좋겠다는 마음 간절했다.
울진에는 케이블카도 모노레일도 동굴도 왕피천도 금강송도 있지만,
울진에는 이현세 작가의 만화 속 주인공들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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