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그때로의 초대 - 순천드라마촬영장 본문
11시30분쯤 낙안온천을 나왔다.
벌교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하고,
여수로 가 엄마가 좋아하는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고...,
그러고도 싶었지만,
여수에서 집으로 갈 생각을 하니 그 길이 지겨워 차마 그럴순 없었다.
그때로의 초대 - 순천드라마촬영장 (2025.3.9)

팔마 중마 해샀는,
순천 여수 광양은 크게 치부를 하면 하나의 권역이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순천만을 서성이기로 하고,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조례동 '순천드라마촬영장'으로 왔다.


그간 꽤 많은 픽션물 촬영지들을 가봤지만,
순천이 만든 드라마촬영장은 입구부터 이미 대단한 기세였다.




엄마의 세월 일부가 내 세월과 동시대가 된 때는,
1969년이고 기억의 시작은 그로부터 7년쯤 지나서였다.


봄이 온 날,
엄마가 탄 휠체어를 밀며 촬영장으로 들어서니,
평생을 노름으로 일관했지만 한 번을 못따는 등신을 서방으로 둔 엄마가,
오냐오냐로 키워져 지 밖에 모르는 인간을 애비로 둔 나를 키워 낸 그 세월이 펼쳐져 있었다.


남아선호사상에 기반한 오냐오냐 키움은,
수혜자의 인생도 조지지만 본인의 말년도 조져짐을 알아야 한다.


재현치고는 그 사실이 너무도 짙다.
앞서 간 시대가 무엇이 아쉬워,
이리도 그 세월을 되돌아 보고 있는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우째아래 잘 만들었노...,



70년대는 빵을 구하는 시대였고,
80년대는 자유를 갈구한 시대였고,
90년대는 빵도 자유도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내가 아는 그 세월은...,



돌이켜보면,
가난했을 때가 삶에서 가장 짙은 시절이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리얼과 그 스토리는 픽션 따위로는 흉내조차도 못낸다.

입장 이십여 분만에 평지 관람을 끝내고,
'순천드라마촬영장'의 명불허전 달동네를 올려다 본다.
저-를 안올라가면 여-를 마로 왔노...,가 되기에,
할 수 없이 엄마가 탄 휠체어를 죽기살기로 밀었다.



리얼하다! 리얼해!!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입장 한 시간여가 지난 13시쯤,
순천시의 명불허전 '순천드라마촬영장'을 나오므로써,
화려한 남도의 화려한 도시 순천여행은 종지부를 찍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노량으로 빠져 봄숭어 회덮밥으로 점심을 먹고,
삼랑진으로 북상을 해 송지시장에 들러 장을 보고,
그러고 집으로 돌아오니 17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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