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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그때로의 초대 - 순천드라마촬영장 본문

기억투어 - 근대역사관

그때로의 초대 - 순천드라마촬영장

경기병 2025. 3. 15. 09:09

11시30분쯤 낙안온천을 나왔다.

 

벌교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하고,

여수로 가 엄마가 좋아하는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고...,

 

그러고도 싶었지만,

여수에서 집으로 갈 생각을 하니 그 길이 지겨워 차마 그럴순 없었다.

 

 

 

그때로의 초대 - 순천드라마촬영장 (2025.3.9)

순천드라마촬영장 내 달동네

 

 

팔마 중마 해샀는,

순천 여수 광양은 크게 치부를 하면 하나의 권역이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순천만을 서성이기로 하고,

1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조례동 '순천드라마촬영장'으로 왔다.

 

 

 

 

 

 

 

 

 

 

그간 꽤 많은 픽션물 촬영지들을 가봤지만,

순천이 만든 드라마촬영장은 입구부터 이미 대단한 기세였다.

 

 

 

 

 

 

 

 

 

 

 

 

 

 

 

 

엄마의 세월 일부가 내 세월과 동시대가 된 때는,

1969년이고 기억의 시작은 그로부터 7년쯤 지나서였다.

 

 

 

 

 

 

 

 

 

 

봄이 온 날,

엄마가 탄 휠체어를 밀며 촬영장으로 들어서니,

 

평생을 노름으로 일관했지만 한 번을 못따는 등신을 서방으로 둔 엄마가,

오냐오냐로 키워져 지 밖에 모르는 인간을 애비로 둔 나를 키워 낸 그 세월이 펼쳐져 있었다.

 

 

 

 

 

 

 

 

 

 

남아선호사상에 기반한 오냐오냐 키움은,

수혜자의 인생도 조지지만 본인의 말년도 조져짐을 알아야 한다.

 

 

 

 

 

 

 

 

 

 

재현치고는 그 사실이 너무도 짙다.

 

앞서 간 시대가 무엇이 아쉬워,

이리도 그 세월을 되돌아 보고 있는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아니, 우째아래 잘 만들었노...,

 

 

 

 

 

 

 

 

 

 

 

 

 

70년대는 빵을 구하는 시대였고,

80년대는 자유를 갈구한 시대였고,

90년대는 빵도 자유도 필요가 없는 시대였다.

 

내가 아는 그 세월은...,

 

 

 

 

 

 

 

 

 

 

 

 

 

돌이켜보면,

가난했을 때가 삶에서 가장 짙은 시절이다.

 

절대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리얼과 그 스토리는 픽션 따위로는 흉내조차도 못낸다.

 

 

 

 

 

 

 

입장 이십여 분만에 평지 관람을 끝내고,

'순천드라마촬영장'의 명불허전 달동네를 올려다 본다.

 

저-를 안올라가면 여-를 마로 왔노...,가 되기에,

할 수 없이 엄마가 탄 휠체어를 죽기살기로 밀었다.

 

 

 

 

 

 

 

 

 

 

 

 

 

리얼하다! 리얼해!!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는 풍경이었다.

 

 

 

 

 

 

 

입장 한 시간여가 지난 13시쯤,

순천시의 명불허전 '순천드라마촬영장'을 나오므로써,

 

화려한 남도의 화려한 도시 순천여행은 종지부를 찍었다.

 

 

 

 

 

 

 

 

 

 

노량항

 

 

노량대교

 

 

승어상과 노량대교

 

 

은송횟집 회덮밥

 

 

집으로 돌아오는 길,

노량으로 빠져 봄숭어 회덮밥으로 점심을 먹고,

삼랑진으로 북상을 해 송지시장에 들러 장을 보고,

 

그러고 집으로 돌아오니 17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