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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43코스 - 하조대해변에서 수산항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43코스 - 하조대해변에서 수산항

경기병 2019. 7. 9. 18:01

! 냉장고에 어제 남겨 온 포장회가 있었지...,

순간 생각이 난, 그 존재에 모든 번뇌는 사라지고 이내 티비앞에 행복한 혼술상을 차린다.

 

살다보면...,

쳐박아 둔 채, 잊고 있었던 것들의 문득 기억남에 간혹 행복해 질 때가 있다.

인간은 망각을 하고, 나는 더 심한 망각을 하기에, 쳐박아 둼도 때론 중요한 보장형 자산이다.

 

나는 길도 쳐박아 뒀다.

 

 

 

 해파랑길 43코스 - 하조대해변에서 수산항 (2019.07.06) 

 

 

 

재작년 10월28일 50코스의 종점인 통일전망대를 찍었고,

그리고 43~47코스를 외면한 채, 북진의 걸음을 서진으로 바꿔버렸다.

 

1년8개월이 훌쩍 지나서고서야, 문득 그 길이 생각났고 아니 그리워졌다.

 

 

 

 

 

 

 

7번국도를 북상한 버스가 04시15분,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하조대로 가는 첫 차의 출발시간은 06시05분, 택시를 탈까?도 싶었지만...,

 

2년만에 다시 온 강릉이고, 올림픽도 끝이 난 강릉이고, 산불도 버텨 낸 강릉이지 않은가?

일단 한 잔 하고 싶었다.

 

 

 

 

 

 

전 날 퍼마신 취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또 일병을 깠다.

조금은 알딸딸해진 기분으로 터미널 주변을 서성이다가 하조대행 완행버스에 올랐다.


내가 걸어 간 바닷길이 차창밖으로 보이고,

내가 기억한 지명들이 안내방송으로 들리는데 뭔 잠이 갑자기 쏟아지는지...,


07시쯤, 그 때 떠나 온 풍경속에 내렸다.




[하조대해변 입구]

 

 

 

그러니까...,
2017년10월14일 14시경,

나는 40여km를 걸어 하조대입구에 도착을 했고, 15시20분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트랙을 꺼 버렸다.


42코스 종점을 400m쯤 남겨두고...,

 

 

 

 

 

[하륜교]

 

 

 

 

 

 

 

 

 

1년8개월만에 42코스를 마무리하고...,


 

 

[해파랑길 43코스 시점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하광정리]

 

 

 

오늘 48코스 남천교까지 70여km를 북상해 해파랑길을 끝낼 것이다.

북위 35도의 부산에서 38도 넘어의 강원도 북부지역으로 왔다갔다함은 결코 장난이 아니기에...,

 

비장한 각오로 하조대해변을 출발했다.

 

 

 

 

 

 

 

 

 

 

해송숲길 따라 여운포리를 지난다.


바다도 낯설고, 길도 낯설고, 그 길을 걷는 내 모습은 더 낯설다.

이 길에 다시 오기까지가 그렇게 어려운 행보였는지? 그런 생각들을 하며 걷는다.

 

 

 

 

 

 

 

 

동호해변으로 가는 길,

 

이건 한적하다 못 해 너무도 고요한 길이다.

숱한 사람들이 지나 간 길이 맞나? 싶을 만큼...,

 

 

 

 

 

 

 

 

 

 

 

 

 

바람에 나부끼는 해파랑길 리본들이 많이 낡아 있다.

길이 늙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구의 세월이 길에 스며있는듯 했다.

 

 

 

[동호해변]

 

 

 

 

 

 

 

해변 역시도 여름이 맞나? 싶을 만큼 한산하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43코스 양양국제공항 활주로와 병행하여 걷는 구간이 지겹다고들 했다.


띄엄띄엄 우측으로 바다도 보이는데, 왜 지겨울까?

아마도 직선의 고갯길이었기에 그러하지 않나 싶었다.


두번의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바다 대신 쏠비치 지붕이 보였고, 다 왔구나..., 싶었다.

 



[수산항]

 

 

[해파랑길 43코스 종점 -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도화리]

 

 

 

 

 

 

 

조금은 따분한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