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포구기행 - 당항포 본문
만조일 때, 바다에 가면 참 기분이 좋다.
물때를 보니 당항만이 그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포구기행 - 당항포 (2021.1.16)
이순신트레일 제5회차는 당항만 해안지선이 대상이었다.
적포만에서 당항만 만입의 해협을 돌아 만의 끝 간사지교로 갔고, 다음날 당항포를 거쳐 만을 빠져나왔다.
당항만을 망각한 채, 나는 여자만과 득량만에 미쳐갔다.
고성(통영)반도와 거제도 서단 사이의 해협인 견내량이 없었다면,
진해의 삼포와 거제도 북단을 뚫고 들어 온 바다는 만의 지정학적 정의를 충족시킨 한반도 최대의 만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 수역 전체를 진해만이라 우긴다.
진해만에는 합포만과 당항만 그리고 당동만 등이 내만으로 또 육지속을 파고 들었다.
내 때문에 세월따라 늙지도 못 하는 엄마가 오늘 만날 바다는 당항만이다.
마동호 배수갑문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당항포관광지로 가는 길,
3년전 걸었던 기억이 후회가 될 만큼 해안지선상에 조성된 트레킹길이 너무도 부럽다.
"이 정도면 걸을만 하네!"
"그 때는 이런 데크길은 없었다!!"
트랙의 중복을 떠나 조만간 꼭 걷겠다고 다짐을 했다.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다시 찾은 바다는 그리움 투성이었다.
이별한 여자가 더 예뻐져 딴 놈과 사귀는 꼴을 본 것처럼 울화가 치미는 바다가 되어 있었다.
트랙의 중복을 떠나 조만간 꼭 다시 쳐걷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다.
마산쪽에서 동진교를 건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 했건만, 어두워서 볼 수가 없는 길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어둠을 걷어낸 기분이었다.
고성쪽에서 동진교를 건넜다.
길에 묻어 있는 회상이 된 추억은 가족들이 옆에 있어도 시렸다.
끝을 낸 길은 잊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절대 그렇게는 못 하겠더라~
그래서 이순신트레일 제4회차의 길로 갔다.
그 날, 쉘터를 치고 아침을 먹었던 그 자리에 주차를 했다.
먼저 세트장으로 보내고,
한 대 물고 그 날을 회상하니..., 길에서 보낸 세월이 명작이었다.
에라이~ 세월이고 나발이고 밥이나 무러 가자!
그 한 그릇을 위해 창포만(가칭)을 죽도록 돌아나와 고현포구에 닿았지만,
미더덕을 외지로 다 출하를 시켜 재료가 없다고 했다.
오늘도 그 날처럼 재료가 떨어져 장사를 않는다고 하면,
그 날의 허탈함까지 보태 생지랄을 퍼부어야지! 하면서 불가 3시간전에 밥을 먹은 식솔들을 데리고 그 식당으로 갔다.
다행히 "어서 오세요"라고 했다.
불행하게도 "멍게비빔밥보다 좀 못하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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