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팔공산 케이블카 본문
달그락 달그락...,
누가 이래 일찍 일나..., 주방을 보니 엄마가 납새미를 찌지고 있었다.
어제 보돌바다 개도 호녁개해변은,
약물에 지친 엄마의 표정에서 사는게 사는게 아님을 쏵 걷어냈다.
득분에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진 나는,
납새미 한 마리에 소주 반 병을 마시며 대구국제마라톤 중계를 보았고,
오늘 저나 갈까, 싶었다.
잠시 혼절을 했다가,
12시쯤 다시 일어나 엄마를 독려해 간만에 달구벌로 향했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팔공산 케이블카 (2023.4.2)
엄마와 하늘길을 타기 시작하면서 그 시설은,
주차장에서 승강장으로의 이동이 용이해야 했고,
승강장내 층별 이동이 수반될 경우 반드시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했다.
위 두 조건을 따지니 오래전부터 운용이 돼 온 삭도들은 모조리 제척이었다.
남산, 금정산, 설악산, 대둔산, 내장산, 팔공산, 등이 그러했다.
궁하면 통한다.
그래서 제척의 하늘길 중 한 곳이었지만,
팔공산케이블카는 어쩌면 엄마가 감당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그 열여섯 번째 줄을,
해발 820m 팔공산케이블카로 정하고 14시쯤 그 초입인 '동화시설집단지구'에 도착을 했다.
꽃만 피면 축제를 여는 대한민국...,
축제만 하면 몰리는 국민...,
정체가 한창인 꼬불한 산길은 딱 돌아서기 좋았지만 참고 또 참았다.
보돌바다 개도 호녁개해변의 위로는 대단했다.
엄마는 잃었던 입 맛을 찾았는지,
내가 식당을 먼저 나와 담배 한 대를 다 테울 때까지,
덜어 낸 곤드래밥을 다 먹고도 솥에 남은 누릉지까지 긁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뭐한다고 저래침 안나오노..., 이랬다.
15시15분쯤 팔공산케이블카 하부승강장에 도착을 했고,
티켓팅후 곧장 팔공산 중턱 해발 870m로 오르는 앙증맞은 캐빈에 탑승을 했다.
엄마도 하늘길 오름에 재미가 붙었는지,
케이블카를 탄다고 조금은 기대를 하는 모습이다.
그 기대감이 기폭제되어,
엄마는 1층 매표소에서 3층 탑승장까지의 제법 긴 계단을 단 번에 올랐다.
1,000m 이상의 고도 오름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무엇인가 느껴지는 하늘길도 아니고,
그저 도심의 일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팔공산이라 기대는 없었다.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 상부승강장에 도착이 되었다.
피어난 벚꽃잎이 눈이 맞은 바람과 떠나려하고...,
흐더러지게 핀 진달래는 숲과 속사귀고...,
특별할 것도 없는 세월,
오늘은 엄마를 데리고 팔공산 칠부능선에 올랐다.
모두들 세월가는 줄은 모르더라~
스무디인지 나발인지 몇 모금에 눈알 뒤쪽이 어찌나 아픈지,
에라이 내려가자!
심플하게 늙어야지 하면서도,
현 대구시장처럼 가끔은 사사건건 참견형 꼰대로 변질되곤 한다.
그래도 산인데 하의 실종의 스커트를 입고 올라 온 처자,
매점형 간이식당에서도 꼭 서로 처먹여주는 앵꼽질,
꼰대는 그 꼴 봄이 싫어 산을 내려왔다.
전복죽을 사고,
노랑 집구석에서 닭 한 마리를 튀겨 집으로 오니 19시쯤이었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16 - 팔공산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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