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영천에 없으면 조선엔 없다 -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 본문

살다보면 - 픽션은없다

영천에 없으면 조선엔 없다 -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

경기병 2025. 3. 28. 09:59

일어난 토요일 아침,

하늘은 맑았고 불어오는 바람은 훈훈했다.

 

이 하늘 밑 이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데,

떠날 정처는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세월은 흘러만 가는데...,

 

 

 

영천에 없으면 조선엔 없다 -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 (2025.3.22)

 

 

 

11시쯤 엄마와 무작정 집을 나서 일단은 경부고속도로에 차를 올렸고,

그렇게 정처없이 북상을 이어가다 며칠 전 테레비에 나온 그곳이 떠올랐다.

 

역시 난 천재였다.

 

 

 

 

울산고속도로 언양분기점

 

 

경부고속도로 영천나들목

 

 

 

 

 

12시20분쯤,

100km 남짓 북상을 해,

경북 영천시 화룡동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에 도착을 했다.

 

 

 

 

 

 

 

 

 

 

 

 

 

한 토막 소재만 있다면 그게 선택이고,

남아도는 예산 쏟아부으면 그게 집중이 되는,

작금의 대한민국 지자체가 추구하는 지역 관광활성화의 맥락이다.

 

직선거리 116km 서남쪽에,

산청군이 앞서 건립한 동일 유형의,

그 규모가 몇 곱절나 큰 '동의보감촌'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어이없는 벤치마킹에 선택과 집중을 한 영천시에 반수를 보낸다.

 

 

 

 

 

 

 

 

 

 

 

 

 

존폐의 위기에 처한 비수도권 중소도시들의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

너무도 처절한 세월이다.

 

경상북도 남부내륙에 자리한 영천은,

그저 그런 우리네 고향으로 그렇게 살아왔지만,

급변하는 아니 급감하는 현실에서 그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대구가 버리는 군부대를 줍고,

산청이 만든 동의보감촌을 따라 짓고,

그렇게라도 해서 유구한 역사를 잇고자 하는 그 노력에 또 박수를 보낸다.

 

 

영천아, 걱정마라~

소멸의 순번은 지방이 아니라 수도권이 먼저일테니까...,

 

 

 

 

 

 

 

 

 

 

 

 

 

제발 쫌 골구로 흩어져 살자!

뭐 그리 처물게 있다고 거서 그래 처모여들 사는지, 심히 유감이다.

 

 

 

 



 

 

 

 

 

 

 

하늘도 맑고,

봄바람도 불어오는데,

 

거의 비워지다시피한 '유의기념관'으로 엄마가 탄 휠체어를 밀며 들어섰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의가 병을 고치는 꼴은 한 번도 못봤지만,

한의가 양의를 찾아가 병을 고치는 꼴은 몇 번을 봤다.

 

 

 

 

 

 

 

 

 

 

 

 

 

 

 

 

 

 

 

 

 

 

주변에 약초꾼은 없지만,

산행을 때려치우고 약초를 캐러 다니는 사람들은 몇 있다.

 

이건 어디에 좋고 저건 어디에 좋다고 처시부려샀는 꼴로 봐서는,

조만간 구급차를 타지 않을까 싶다.

 

 

 

 

 

 

 

 

 

 

살아 온 결과,

혈이고 나발이고는 아무런 의미도 효과도 없었다.

 

찔리면 피가 났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 시대 한의가 없었다면...,

그러나 이 시대 한의는 자동차보험 보험료 상승의...,

 

 

 

 

 

 

 

 

 

 

 

 

 

 

 

 

 

 

 

 

 

 

예전에는,

인명은 재천이라 했지만,

 

이제는,

인명은 어느 병원 어느 의사를 만나느냐에 달렸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밥 잘 먹고 약 잘 먹는 것이다.

 

 

 

 

 

 

 

 

 

 

 

 

 

엄마는 청국장,

나는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흡족한 점심을 먹고 들어선 2관에서,

너무도 애매이고 심적인 질문에 박을 쥐어짜며 혼란의 답안을 누르니,

 

엄마는 태양인이었다.

나는 사상체질이고 나발이고 귀찮아서 때려치웠다.

 

 

 

 

 

 

 

 

 

 

14시쯤 '동의참누리원 영천한의마을'을 나와,

'영천에 없으면 조선엔 없다'는 규모의 약령시였던 영천장에서 장을 보고,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추가로 장을 봐,

집으로 돌아오니 17시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