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41 - 한산도(1) 본문
어른들의 방학! 여름휴가다.
근데, 늙어서 번잡한 곳으로 가기는 싫고 땡볕에 돌아다니기는 더 싫다.
섬 탐방을 위한 아리랑길이나 하루 갔다오자 싶어 이틀전 간 통영으로 다시 차를 몰았다.
[마창대교]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충무김밥이나 포장을 해 섬으로 가지고 가야지 했는데, 그 마저도 2인분 이상만 된다길래...,
장사들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는 심정으로 사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종일 쫄쫄 쳐굶어야 했다.
한산도대첩(1592.08.14)
임진왜란 발발 초기 옥포, 적진포, 당포, 당항포, 율포 등의 해전에서 장군의 조선수군은 일본군을 대파했다.
이에 일본군은 전라도를 공격하는 동시에 조선수군의 후방을 교란하고자 수군의 총역량을 전라도로 집결시키려,
웅천에 있던 와키사카가 73척을, 도요토미의 특명을 받은 구키가 42척을 이끌고 전라도 연안으로 향했다.
일본군의 동향을 파악한 조선수군은 도합 55척의 전선으로 견내량에 머물고 있던 적함 70여 척을,
육상으로의 도주가 힘든 한산도 앞바도로 유인하여 학익진의 전법으로,
전선 47척을 쳐부수고 12척을 나포하며 무수한 적병을 섬멸하는 전과를 올렸다.
남은 14척의 전선으로 와키사키는 도주하였고, 이후 해상으로의 군수물자 공급은 차단되었다.
일본 수군의 주력을 대파하고 남해안의 제해권은 장악한 한산도대첩은,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아리랑길 041 - 한산도1(2019.07.30) 「한산도대첩길」
이순신장군께서 한산도에 진을 치고 일본군을 섬멸할 때,
장군은 초대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고 한산도는 최초의 삼도수군통제영이 되었다.
그 때 장군께서 지내던 곳이 지금의 제승당(制勝當)이다.
10시30분 통영항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한 한산농협카페리호는 11시 제승당항에 접안을 했다.
[문어포 한산대첩기념비와 거북선 항로표지]
[제승당항]
한산도 탐방은 일주의 형식으로 계획하였다.
그런데 한산도 해안은 심각한 리아스식이었다.
섬의 북부해안에서 돌출한 두 곳의 집게손 같은 반도에 추봉도까지 포함을 시키니 뇌가 흔들거렸다.
관암항이 있는 오른쪽 반도는 제척을 하고 한산대첩기념비가 위치한 왼편의 반도에 위치한 문어포를 출발지점으로 정했다.
계획이 성립 될려면,
07시15분 의항까지 운항을 하는 첫 여객선을 타야 하고,
하선과 동시에 문어포로 가는 한산도 시내버스 2번을 타야한다.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계획은 용두 실천은 사미의 모드로 한 평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08시에 집구석을 나왔기에, 한산도는 어렵게 외운 공식의 문제가 미출제된 시험지였다.
[이런~ 트레킹화를 갈아신지 않고 섬으로 와 버렸다]
버스가 바로 오면 진두로에서 출발을 해 추봉도를 거쳐 제승당으로 올 것이고,
버스가 더디게 오면 제승당에서 출발을 해 추봉도를 거쳐 진두로 갈 것이다.
버스 올 기미가 없었고, 결국 진두를 향해 걸음을 뗐다.
한산도의 대한민국 44번째 크기의 면적이지만, 일천명 이상의 주민이 살고 있는 섬이다.
섬은 연륙교가 놓여지지 않아 여객선으로 육지와 왕래를 하지만, 수시로 있는 정기여객선들이 섬의 곳곳을 취항하고 있다.
특히 제승당항과 통영항은 30분마다 대형 카페리호가 운항을 한다.
한산도 소고포에서 좌도의 서부해안까지는 300m, 좌도의 동부해안에서 거제도 어구반도까지는 1,000m,
한산도의 연륙화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통영시를 비롯한 당국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작금에 그 실천을 못 할 이유도 없다.
통영시의 한산도 관문이 거제시로 바뀌는 모순이 섬의 연륙화를 막고 있다면 그것은 추악한 아집이다.
[장곡마을 가는 길]
분명 날씨가 맑았는데...,
꺼실리까봐 썬크림 떡칠에 벙거지 모자까지 씌고 나왔는데...,
우산도 없는데...,
먹구름들이 계속 하늘 이 곳 저 곳에서 출현을 하더니, 장곡에서 창동으로 가는 길에서 비를 뿌렸다.
[창동마을 가는 길]
[입정포 가는 길]
한려해상국립공원내 여섯섬(미륵도, 한산도, 비진도, 연대도, 매물도, 소매물도)에는 바다백리길이 조성되어 있다.
오늘 내가 걷고 있는 한산도는 제2코스-역사길이다.
허나, 나는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설정이 된 길을 구지 찾아 걷는 것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
그냥 사람이 살아가는 길을, 발길 가는대로 걷는다.
오늘 역시도~
[진두 가는 길]
한산도 동부해안을 따라 난 길은 바다가 보이지 않을 만큼 가로수 숲길이었다.
거기에 녹음마저 짙어 여름날 걷기에는 상당히 좋은 길이다.
더하여 섬이란 특성에 주행하는 차들마저 드물다.
그 길이 지겨워질쯤에 추봉도로 가는 해상교량이 짠~하고 보였다.
12시35분이었다.
[추봉교]
추봉도 곡룡포를 14시25분에 출발한 2번버스를 타고, 다시 한산도 진두로 돌아왔다.
배는 고팠지만 혼자 식당문을 열고 들어 가 때늦은 1인분을 시킬 엄두가 나질 않아,
15시에 제승당으로 나가는 1번이 오기를 우두커니 기다렸다.
항의 정자에서 술이 떡이 된 남녀의 대화가 볼썽사나워질 때, 다행히 버스가 왔다.
[한산도 번화가(1)]
[한산도 번화가(2)]
[진두에서 바라 본 추봉도 봉암해변]
[진두에서 바라 본 용초도]
진두에서 제승당으로 가는 버스의 운행 노선이,
운 좋게도 한산도 북부해안의 우측반도에 산재한 마을들을 경유했다.
내가 걸어 온 길과, 걷지 않으려 작정을 한 길들까지 볼 수 있어 더 좋았다.
[한산도 시내버스 시간표]
15시25분, 제승당항에 내리니 연계하여 통영으로 나가는 여객선이 들어 오고 있었다.
비록 섬에 형성된 길 전부에 5할도 안되는 길이를 걸었지만..., 한
산도 그 풍경속에 머문 몇 시간은 행복했다.
[페리호에서 바라 본 제승당]
세월이 조금 흐르고 섬이 그리워지면 다시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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