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꼰대영감들의 철옹성 - 봉화 & 영주 본문
간 장은 가기 싫고,
안 간 장은 멀리에 있다.
면단위에 서는 오일장은 가봤자다.
왁자지껄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말라비틀지는 푸성귀를 앞에 놓은 할머니들의 기다림만이 있을뿐이다.
바다 찾기도 곤욕인데, 이제 오일장까지 찾는다.
2,7일에 서는 경상북도 오일장을 찾으니,
동해 - 경부 - 상주~영천간 - 중앙, 4선의 고속도로를 이어야 닿는 봉화장에 끌림이 간다.
끌림이란 참 희한하다.
왕복 500km가 넘는 데..., 가게 되더라~
꼰대영감들의 철옹성 - 봉화 영주 (2021.9.12)
면을 틀 때, 가끔은 상대의 고향을 묻는다.
그 중 몇몇이 봉화라고 했다.
그러면, 속으로 생계를 위해 이주를 했구나..., 조금은 짠한 마음이 그들에게 들었다.
오만의 편견임을 알면서도...,
10시30분쯤 집을 나서 봉화에 들어서니 13시쯤이었다.
'저 영감이 어서 죽어야 니하고 내하고 편케 살긴데...,' 일단은 그 곳으로 갔다.
엄마도 영화를 보았는지..., 촬영지를 꼼꼼히 살핀다.
촌로와 소와의 이야기는 뒤안길로 접고,
오늘 나들길의 목적을 행하고자 봉화읍으로 갔다.
엄마는 장을 보고...,
나는 주차장 귀퉁이에서 한 대 쳐빨았다.
송이버섯을 쫌 살까? 싶었지만, 아직은 이른 철이고 파는 가게도 한 곳뿐이었다.
읍내 곳곳에 설치된 모형보다 실물이 더 귀하더라~
그래도 봉화에 왔기에, 송이는 먹어야했다.
집으로 가기엔 뭔가 아쉬워,
닭실마을로 갈까?하다가 915번 지방도를 타고 부석사로 갔다.
늘 목적지는 그 곳의 주차장이 된다.
무량수전이고 배흘림기둥이고..., 35알에 만원하는 사과에 눈이 갔다.
사과를 사고 미련없이 부석사 아니, 부석사주차장을 떠났다.
풍기ic로 나오는 길,
길가 과수원에서 내놓은 포도와 복숭아와 자두가 즐비하다.
할 수 없이 또 황도를 샀다.
월요일 아침,
엄마가 식탁에 앉아 어제 봉화장에서 산 나물들을 다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출근을 하면 마음이 참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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