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령의 남쪽 - 문경새재 & 삼강주막 본문
쟝르가 너무 바다에 치우친다.
그 말에 바다를 찾던 눈은 내륙을 헤매였다.
내륙하면 경상북도 북부권역을 빼놓을순 없다.
령의 남쪽 - 문경새재 & 삼강주막 (2021.2.6)
조선의 새재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였다.
조선의 문경새재는...,
청운의 꿈을 품은 영남의 청춘들이 한양을 향하던 고개였다.
대한민국의 새재는...,
산을 뚫어면 사라진다.
대한민국의 문경새재는...,
그래서 새만이 넘는 고개가 되었다.
경부-영천상주간고속도로를 두 시간여 달려 문경새재에 도착을 했다.
난 산도 싫지만, 고개는 더 싫다.
엄마랑 새재의 길목에 우두커니 앉아 제1관문으로 간 1인을 기다렸다.
볼거 없제?
그봐라~ 바다로 가자카이...,
가은읍에 위치한 석탄박물관으로 이동을 했다.
에코랄라까지 포함된 입장료가 1인 16,000원,
돈이 썩어 나자빠져도 그래 주고는 못 들어가겠더라~
지난주 궁예의 빌리지원트랙에 나왔다는 묵조밥집으로 갔다.
친절한 만큼 맛도 있겠지...,
들기름인지 참기름인지를 주쎄리 범벅을 한 묵사발에 창자가 미꾸라지로 변한다.
차에서 회룡포 뿅뿅다리를 쒹 보고, 삼강주막으로 갔다.
혹분들도 위가 미꾸라지가 되었는지,
주모에게 상을 받아 주막의 골방으로 드리니 막걸리 한 사발을 그대로 쭉 비운다.
경상북도 북부권역에 위치한,
안동, 영주, 문경, 봉화, 영양, 예천, 청송, 의성은 한반도 내륙의 풍경이 고스란히 보존된 지역이다.
더불어 서원과 고찰 등 많은 옛 건축물들이 산재해 있고,
이를 지키려는 유림의 아성이 지역의 문화를 수호하며 살고 있다.
나는 "반상의 법도"로 민초들에게 온갖 폐악질을 자행한 조선의 사대부를 증오한다.
나는 "유교사상"으로 지들만이 옳다는 착각속에 갇혀 산 조선의 선비들을 협오한다.
십수년전 안동에 갔을 때,
지역의 사학자인지 가문의 후손인지는, 그가 퇴계선생의 일화를 들여주는 자리에 있었다.
한양에서 태어난 퇴계의 손자가 어미의 젖이 부족해지자,
안동 본가에서 출산을 한 노비를 한양으로 올려 보내려는데, 퇴계께서 그러지 말라고 하셨단다.
당연한건데, 거기 뭐 자랑이고..., 톤이 컸는지 모두들 나를 보았다.
시대의 이해? 그건 절대 합리화 될 수 없는 핑계일뿐이다.
십수년전 또 안동에 갔을 때,
식당에 촌로의 영감이 들어섰다.
아르바이트 학생이 다가가 주문을 청하니 '물를 들고 와 공손히 인사부터 해야지'하며 호통을 친다.
학생이 물을 가지고 가니, 메뉴별 가격을 몇번이나 묻고는 비싸다며 훽 식당을 나가버린다.
몇년전 해파랑길 코스 하나를 끝내고 넋이 나간 꼴로 울진의 기성터미널에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옆에는 그 동네 아이들로 보이는 초등생 남아 둘이 놀고 있었다.
어떤 영감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자, 아이 하나가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그러자 영감은 나를 보며 어른을 보면 이렇게 인사를 해야지..., 한다.
이런 개미친 영감탱구를 봤나~
영감의 말이 맞다고 해도 내가 예의가 없음은 절대 아니었다.
내가 접한 그 곳에서의 유고문화와 선비사상에 인간애라고는 절대 없었다.
낫살 처드신 오만의 아집만이 남았을뿐이었다.
바다로 가지 않음을 후회하고 돌아 온 다음날, 기장의 대변항으로 갔다.
역시 바다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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