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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금일도 일정항에서 약산도 당목항 본문

한국뱃길 - 섬으로간길

한국뱃길 - 금일도 일정항에서 약산도 당목항

경기병 2022. 11. 8. 12:58

금일도 동단에 위치한 동송항에 내리니 17시10분이었다.

 

처음 온 낯선 섬,

전복의 먹이가 되는 다시마를 키우며 살아가는 섬,

보여줄 풍경도 내놓을 맛도 없는 그저 사람 살아가는 섬,

 

읍의 행정단위를 유지하는 섬의 중심부를 잠시 서성이다가,

연륙화가 된 인근의 약산도로 나가는 철부선이 출항을 하는 일정항으로 감이,

오늘 엄마와의 평일도라고도 불리우는 보성만 남쪽 해역에 떠 있는 금일도 탐방의 전부가 됐다.

 

 

 

한국뱃길 - 금일도 일정항에서 약산도 당목항 (2022.11.5)

금일도 일정항에서 약산도 당목항으로 향하는 신양메이슨호

 

 

 

풍경을 팔아 살아가는 섬이 아니기에,

둘러보고 나발이고는 의미가 없는 금일도 입도였다.

 

17시20분쯤, 읍사무소가 위치한 섬의 중심지에 잠시 차를 세웠다.

 

 

 

 

 

 

 

엄마는 화장실로 가고,

나는 하나로마트에서 빵 두 개와 음료수 한 병을 샀다.

 

그리고 섬을 동에서 서로 횡단해 일정항으로 곧장 갔다.

 

 

 

 

 

 

 

 

 

 

30여분을 머물고 떠나는 섬이지만 미련 따위는 없다.

왔노라, 보았노라, 그러면 됐다.

 

 

 

 

 

 

 

 

 

 

 

산다는 것은 떠도는 것이다.

떠도는 짓은 살아가는 이유로 충분하다.

 

떠돌고자 온 낯선 섬 낯선 항에 어둠이 내려도,

지금 내 옆에 엄마가 있으니 뭐시 쓸쓸하고 뭐시 아련해지겠노..., 그런 거 없다.

 

 

 

 

 

 

 

저 배 타고 뭍으로 나가,

강진만을 거슬러 올라 목리에서 2번 국도를 타고가다,

벌교에서 남해고속도로에 들어서고 신나게 처밟아 집으로 가면 금일도는 탐방을 한 섬이 된다.

 

가다가 배가 고프면 밥 사 먹고...,

 

 

 

 

 

 

굳바이~ 아름다운 시절의 금일도야...,

 

 

 

근데, 이런~ 일정항터미널에서 출항시간을 살피니,

섬을 나가는 항차가 18시 이후로도 21시30분까지 세 차례나 더 있었다.

 

집도 멀고, 볼 것도 없어 30여분을 머물다 나가는 섬에 미련은 두지 않았지만,

항차 시간표를 보니 금일도와 연도가 된 소량도에 들어서지 못함이 조금은 아쉬웠다.

 

 

 

 

 

 

 

 

바다 건너 생일도

 

 

 

엄마는 차안에서 밤바다를 보며 꾸벅꾸벅 졸고,

나는 차가워진 바람속 선상에 올라 바다 건너 섬에 사는 사람들의 집들이 밝히는 빛을 보았다.

 

 

 

 

 

 

 

밤바다를 항해하는 철부선에서 보는 달,

달이 떴다고 시인에게 전화를 주신 그 분이 그날 본 그 달이 이러했을까? 싶었다.

 

비록 추워서 차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엄마도,

밤바다를 항해하는 철부선에서 저 달빛을 쬐고 있으니 한동안 걱정은 없을 듯 싶었다.

 

 

 

 

 

 

 

 

18시에 금일도 일정항을 출항한 신양메이슨호는 18시18분 약산도 당목항에 닿았다.

은은한 달빛을 머금은 아름다운 항해였다.

 

집으로 돌아오니 22시였다.

 

 

 

 

 

 

 

 

 

한국뱃길 시리즈 22 「금일도 일정항 → 약산도 당목항」

□ 운항선사 : 완도농협약산지점 신양메이슨호

□ 항해거리 : 4.6마일 / 1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