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언덕배기 집 - 김영삼 생가

그 삼일 중 이틀이 비에 젖는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오월 두 번째 누리게 된 또 한 번의 삼일 연휴는 시작됐다.

 

한 날은 뱃길에 있고자 했고,

한 날은 하늘길에 있고자 했다.

 

이 주 연속 한반도 서남권역(소안도, 하의도)으로의 강행을 한 탓에,

이번주 뱃길은 통영 바다에 떠 있는 엄마의 미탐방 섬들을 대상으로 물색을 했다.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두미도는 언제나 늘 남아있었지만,

그 뱃길은 여전히 하루 두 차례뿐이라서 외면을 하니, 차 없이 갈 섬 뿐이었다. 

 

다행히 여럿 여건들이 수용되는 섬 하나가,

통영에서 매물도로 가는 뱃길 중간쯤에 자리해 있어, 그 섬을 가고자 09시30분쯤 집을 나섰다.

 

 

 

 

 

 

 

통영여객선터미널까지는 140km 남짓,

항차의 출항시간은 12시10분,

 

넉넉잡아 평소 두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이지만,

돌출되는 저해요소들을 감안 사십분 일찍 출발을 했다.

 

하지만 안되는 놈은 안되는 게 세상사 진리라서,

마창대교 정체를 뚫고 11시50분쯤 터미널에 도착을 했지만,

한 대 빠지면 한 대 넣는 터미널 진입에 이십분이 소요되니 예매는 지들이 자처한 노쇼가 되었다.

 

승선을 안하냐고 걸려 온 전화에,

주차장을 이 따위로 해놓고 뭔 승선이냐고..., 개지랄을 퍼붓고 나니 갈 곳은 없어졌다.

 

 

 

바닷가 언덕배기 집 - 김영삼 생가 (2023.5.27)

팔랑포에서 본 옥포만

 

 

그래도 못내 아쉬워 발권창구를 서성이니,

여기저기 들려오는 말투가 서울지방 사투리 일색이다.

 

오늘 비진도로 못 감은,

분산의 여유를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통영으로 몰려 온 까닥이었다.

 

모니터에 표출되는 의미없는 항로와 출항시간들을 잠시 바라보고 섯다가,

안되는 놈은 안되는 현실을 인지하고 이내 돌아섰다.

 

 

 

 

 

 

 

항이 하도 예뻐서,

통영바다가 미륵도 남단에 숨긴 달아항으로 왔지만,

어떻게 찾아냈는지? 달아항 역시도 서울지방 사투리가 난무를 하고 있었다.

 

에라이~

밥이나 뭇자!

 

 

 

 

 

 

 

 

 

오늘은 공치는 공휴일이다.

엄마가 맛있어 한 회덮밥을 먹었음 됐다.

 

거제도나 쏘다니다가...,

 

 

 

 

 

 

 

 

 

견내량을 건너 옥포대첩기념관을 찾아가는 길,

 

문득 스치는 길에서 본 그 곳이 생각나,

사곡에서 거제만쪽으로 핸들을 틀어 14시50분쯤 '거제식물원'에 도착을 했다.

 

 

 

 

 

 

 

 

 

합이 일만오천 원을 지불하고 들어선 정글돔은,

엄마의 소중한 운동시간 채워줌에 그 일익을 다했다.

 

당췌 뭐냐...,

뭔 정글이 뱀과 원숭이는 커녕 지나가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안보이냐...,

그렇다고 특출난 식물들의 숲이 우거져 경험치 못한 감흥을 자아내는 것도 아니고...,

 

출구를 못찾아 평소 운동량의 두 배를 소화한 엄마는,

풀쪼가리 볼라고 여기로 왔냐는 푸념으로 그 힘듬을 대신했다.

 

 

 

 

팔랑포에서 본 옥포만 - 1

 

팔랑포에서 본 옥포만 - 2

 

 

식물원을 나와 곧장 '옥포대첩기념관'으로 갔지만,

오늘 안되는 놈은 끝까지 안된다는 순리에 따라 기념관 역시도 휴관이었다.

 

 

팔랑포 언덕배기에서 옥포만을 바라본다.

이순신 장군의 위용이 현세의 바다에도 서려 있었다.

 

일본의 방사능오염수 바다방류가 현실로 다가온 시점,

방류는 일본의 마음인데, 또 우리는 우리끼리 되니 안되니를 두고 싸움이 났다.

 

우리가 '안돼!' 통보를 해도 그 의사를 따를 일본은 절대 아니다.

이순신의 함대가 후쿠시마 앞바다에 그 위용을 드러내지 않는 한 일본의 방류 철회는 없다.

 

허나, 지금 우리에게는 이순신이 없다.

그리고,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든 전직 또한 없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길에 위치한 고 김영삼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고 김영삼 대통령 생가

 

 

지난 하의·신의도 탐방에서 예방을 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와 비교를 하며 엄마가 생가를 유심히 살핀다.

 

 

 

 

 

 

 

 

 

 

 

 

 

 

 

멸치잡이 선단을 운영한 부친의 득으로 유복한 성장기를 보내고,

비록 몇 번의 고난이 있었지만 9선의 국회의원을 거쳐 결국은 대통령까지 오른,

그의 생은 되는 생이었다.

 

백전백패 노름꾼 아비의 득으로 참담한 성장기를 보내고,

살만해져 엄마를 데리고 비진도를 가고자 사십분 일찍 집을 나섰지만 결국은 못 간,

내 생은 안되는 생이다.

 

 

 

 

금융실명제

 

단죄

 

청산

 

 

누구는 누군가에 의해 그 일생이 밀랍으로까지 재현이 되지만,

누구는 박이 터져라 지 스스로가 지 행적을 갈겨야 한다.

 

집에나 가자!

 

 

 

 

집으로 가는 길 - 거가대로 제2사장교

 

집으로 가는 길 - 국수

 

 

1kWh에 25원 오른 전기요금에 난리를 피우다가,

삼일간의 연휴가 시작되자 하행의 고속도로 대부분에서는 정체가 발생했다.

 

하행이 정체이면 서울이 비워졌다는 말인데...,

내일 서울이나 갈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