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식어버린 곳 - 부곡스파디움 & 신반시장 본문
일요일 일어나니,
나들어 하루 600km를 운전한 여파에 삭신이 뻐근했다.
주왕산의 솔샘온천이 땡겼지만,
오늘 또 400km를 밟으면 양일간의 누적이 1,000을 넘기에 참고,
국내 최고 수온을 자랑하는,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온천지역이었던 부곡을 가고자 10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식어버린 곳 - 부곡 스파디움 & 신반시장 (2023.6.4)
나들면 온천욕이 가끔은 필요하다.
엄마는 시시한 물리치료보다는 한 번의 온천욕이 더 났다고도 했다.
그러다 중국산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온천은 고사하고 동네 목욕탕도 못가는 지경이었다.
12시10분쯤 부곡온천지구에 도착을 했다.
오랫만에 온 부곡이다.
삼년여 만에 방문을 한 따오기호텔 사우나는,
다소 노후화가 진행중이었고 관리 또한 부실했지만, 그 온천수 만큼은 여전했다.
먼저 나와 엄마를 기다리며 부곡시내를 서성였다.
우리 클 때 부곡하와이는 유일한 워터파크였고,
우리 부모들 세대에서는 심지어 신혼여행지로도 손색이 없었다.
세월을 따라가지 못한 형상은 존치로 남고,
잔치가 끝난 거리는 그 옛날의 흔적으로 그 세월만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돼지갈비외에는 그 어떠한 육고기도 먹지 않는다.
그로해서 갈비란 허상으로 간장에 담궈진지 오래인 그 양의 반이 삼겹살인 돼지갈비를 먹었다.
그러니 부곡온천이 날로 쇠락을 하지...,
근처의 면(面)들을 대상으로 장날을 검색하니,
30km쯤 떨어진 의령군 부림면의 신반장이 서는 날이었다.
낙동강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박진전투의 승리를 기념한,
'박진전쟁기념관'을 관람하고 15시30분쯤 의령군 부림면의 중심 신반에 들어섰다.
곧장 신반시장으로 갔지만,
아케이드는 차량통과가 가능한 터널로 보였고,
몇 남지 않은 장꾼들마저 철수의 보따리를 묶고 있었다.
시골 장터구경을 좋아하는 엄마는,
장이야 안봐도 그만이지만 아직은 이른 시간에 파시가 된,
신반시장의 애처로운 잔상에 측은지심의 마음을 '쯔쯔...'로 안타까워했다.
문득 그 옛날에 그 꼬마가 자랑한 '우리 신반'이 기억났다.
그는 도시에 사는 누나가 친정에 맡긴 그 꼬마의 외삼촌이었다.
그는 복학생이었고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구타와 다를바 없는 체벌을 하는 선생을 맞받아치고는 자퇴를 했다.
그의 고향은 부림면과 가까운 낙서면이었고,
학창시절 그를 따라 그의 고향집으로 갔을 때,
그 꼬마는 장날이면 할머니와 같이 가는 신반이 세상의 모든 것인냥 나에게 자랑을 했다.
그 꼬마의 자랑이었던 신반이,
이제 오일장도 유지가 안되는 쇠락의 풍경을 하고 있으니..., 내 마음 참 그렇더라~
같은 날 장이 서는 삼랑진을 들러,
엄마의 방앗간 대동에서 국수를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17시쯤이었다.
사람은 다 지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남에 우째됐든 다 살아진다.
다 살아지는 삶인데, 구지 지 엄마를 두고 지만 서울로 떠나 살 필요가 있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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