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청송별곡 - 객주문학관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솔기온천 본문
허투루가 된 어제의 논산에서 군산으로 이어진 여정에,
일어난 일요일 아침 몸이 뻐근하다.
겨울이면 온천만한게 없다.
푹 담그면 몸이 너무도 좋아한다.
따뜻한 물만 나오면 온천이라지만,
요즘 내가 좋아하는 온천수는 오백리를 가야하는 주왕산에 있다.
청송별곡 - 객주문학관 &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솔기온천 (2023.12.10)
목욕 한 번 하고자,
왕복 400km를 오가는 어이없는 여정이지만,
오늘 또 주왕산에서의 온천욕은 겨울을 나야할 엄마를 보양해 줄 것임을 알기에,
12시쯤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그 여정에 들었다.
경상북도 안동시 동남북을 애워싼 BYC지역은,
안동에서 동진하는 길과 포항 혹은 영덕과 울진에서 서진하는 두 갈래의 길 뿐이다.
포항에서 서북진을 해,
14시쯤 청송군의 남쪽 관문격인 현동면 도평에 도착을 했지만,
두 곳의 기사식당 모두 휴업과 재료소진으로 장사를 않고 있었다.
도평장날이라 점심 대신 장을 좀 보고...,
식당을 찾아,
삼자현터널을 통과했고,
소노 벨 청송 솔샘온천으로 빠지는 상평삼거리미저 지나쳐,
15시쯤 가다보니 대한민국 교정·교화의 메카 청송군 북부 진보면에 이르렀다.
시장내 유일하게 문을 연 국숫집에서,
배는 잔뜩 고팠지만 그 량의 반을 남긴 칼국수와 김밥을 먹고...,
인근의 하나로마트에서 엄마의 공정여행을 도모했다.
도심의 대형마트보다는,
소읍의 하나로마트들이 어르신들 장보기에는 훨씬 더 수월하다.
사 오라는 물품을 사다주기보다는,
물품 찾기가 수월한 적당한 규모의 하나로마트에 데려다 줌이 윈윈이다.
어느새 16시가 조금 지난 시각,
온천도 온천이지만,
오늘 청송으로 온 또 하나의 이유였던,
몇 번을 진보에 오고도 늘 스치기만 한 곳,
한국 장터문학의 대서사 '객주'가 펼쳐진 '객주문학관'에 도착을 했다.
비 보다는 눈이 내릴 것 같은 하늘...,
날은 저물어지고...,
2023년 12월 10일 16시30분,
나는 엄마와 함께 경상북도 오지 중 오지인 진보에 있었다.
엄마를 태운 휠체어를 밀며 문학관으로 들어섰다.
일요일이었고 더하여 입장마감이 얼마남지 않은 시각에,
눈치없이 들어선 불청객들을 관리자는 너무도 공손히 맞이했다.
진보를 객주를 더 빛나게 할 줄 아는 분이었다.
작가의 고향은 진보였고,
작가의 대표작은 객주였으므로,
진보에 객주문학관 없었다면 서운했을 테다.
책을 덮은지 언제인가...,
이제 독서를 하고자 해도,
눈이 침침해 책을 눈에서 멀리해야 읽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양일간의 주말에 엄마와 길에서 서성인 기록 남김에도,
가끔은 자판을 배회하는 독수리가 되는 데...,
저 고뇌 오죽했으랴...,
그리고...,
그 고뇌는...,
발품을 팔아 산 사람들의 이야기 '객주'를 세상에 펼쳤다.
발품을 팔아 사는 삶에도 희노애락은 있었겠지...,
무릇 사람은 떠도는 길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내 삶에서는...,
16시50분쯤 문학관을 나왔다.
이제 진보를 떠난다.
살다보면 또 와지겠지...,
목욕을 간다고 집을 나선지 다섯시간이 지난 17시30분이 되고서야,
청송읍 월막리에 위치한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솔기온천에 입장을 했다.
그러고보니 씻지도 않은 채 돌아다녔다.
겨울이면 온천이 제일이다.
청송에는 두 곳의 온천이 있고,
지금까지는 히노끼 노천탕을 가진 소노 벨 청송 '솔샘온천'만을 이용했다.
오늘 처음 온 주왕산온천관광호텔 '솔기온천'은,
시설의 구성은 조금 구식이었지만 그 수질 만큼은 최상의 온천이었다.
목욕 후 만난 엄마는,
처음엔 손에 비누가 묻어 미끄럽나? 싶을 착각이 일 만큼, 우째 이런 물이 다있노,라 했다.
몸에 비단을 두루고 온천을 나오니,
산골 오지 소읍은 어둠에 함몰이 돼, 적막하기 그지 없었다.
19시가 조금 지난 시각,
영업을 하는 식당을 찾아 청송읍내를 배회했지만,
문을 닫지 않은 식당은 엄마가 먹지 않는 순대국밥집 뿐이라서,
다급하게 당진영덕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그리고 주쎄리 처밟아 40분 뒤 강구에 닿았다.
강구에서 저녁을 먹고,
또 주쎄리 처밟아 집으로 돌아오니 21시40분쯤이었다.
솔기온천의 비단수 득에,
꿈 없이 편안히 잘 잔 일요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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