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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 본문

한국삭길 - 하늘풍경길

엄마와 오른 하늘길 -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

경기병 2021. 12. 15. 15:10

가기는 가야하는 데..., 하면 하세월이 된다.

가기로 했음 가야한다.

 

엄마와 함께,

한반도 상공에 걸린 케이블카(엘리베이터로 승강장과 연결이 된)는 모조리 다 타기로 작심을 했지만,

유독 그 일정을 뒤로 미루고 싶어지는 줄이 있었다.

 

 

일어나니 하늘이 흐리다.

북상을 할수록, 오후가 될수록 하늘이 맑아진다고 했다.

 

맨 나중으로 미룬 줄이 쳐진 그곳이 오늘 탐방의 최적지였다.

울진으로 간다.

 

 

 

 

7번국도 망양휴게소 직전

 

 

 

울진의 줄을 맨 뒤로 미룬 이유는,

 

바다를 건너는 줄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을 오르는 줄도 아닌,

강보다 작은 하천(왕피천)을 단순 횡단하는 줄이란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7번국도 포항역에서 화진까지의 그 난잡한 구간 관통에 따른 짜증스러움 때문이었다.

특히 몇 년째 공사중인 포항역에서 흥해중심지까지의 구간을 지날때면 그 한심스러움에 짜증은 극에 달했다.

 

의현교차로에서 7번국도 그 난잡한 구간으로 들어섰다.

준공은 그렇다치고 이제 통행은 수월하겠지? 내심 기대를 했지만..., 이런~ 더 아수라 개난장판이 돼 있었다.

 

 

 

 

신포리 해안도로

 

 

 

덕신교차로에서 해안도로로 길을 바꿨다.

내가 걸은 해파랑길을 달려 왕피천하류로 가, 오늘 탈 줄의 아래를 지나 울진읍으로 갈 것이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 (2021.12.12) 

왕피천케이블카

 

 

 

14시가 조금 넘어 울진읍에 도착을 했다.

 

울진읍 장날이었다.

예전 해파랑길에서, 부구에서 버스를 타고 울진읍으로 오니 그 날도 장날이었는데...,

 

 

 

 

울진군청

 

 

 

울진군청에 주치를 하고 길 건너 장터로 들어섰다.

 

춥다.

장을 보는 사람보다 장사꾼들이 대부분이었다.

말이 장사꾼이지, 대다수는 길바닥에 채소를 놓고 앉은 지역에 사는 할머니들이었다.

 

 

 

 

 

 

 

 

제법 유명세가 있던데...,

 

역시나 물가자미는 참가자미를 따라오지 못하고,

역시나 동해안은 한반도 3면의 해안에서 가장 음식을 못한다.

그걸 망각하고, 이것 저것 마구잡이로 시켜 먹다가 절반은 남겼다.

 

엄마가 장을 좀 보면..., 했지만, 내가 보기에도 살만한게 없었다.

왕피천으로 가자~

 

 

 

 

남대천 은어다리

 

 

 

울진 그리고 해파랑길...,

 

후포에서 부구까지의 울진구간이 제일 길었고, 제일 좋았다.

특히, 그날 몫을 다 걷고 해가 뉘엇뉘엇 질 때, 집으로 돌아가는 그 까마득한 심정 듦이 좋았다.

 

후포에서, 기성에서, 울진읍에서, 부구에서...,  그 때의 나를 나만이 안다.

 

 

은어다리를 건너 빨리 울진읍으로 가야하는데,

떼거지 라이더들이 다리를 장악한 채 온갖 샷질을 펼치는 통에 한참을 기다렸던 길목을 지난다.

 

 

 

 

 

 

 

15시가 조금 지난 시간 '울진 왕피천 케이블카 왕피천공원 정류장'에 도착을 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어쩌면 시국이라기 보다는 줄의 입지가 한적함을 도모하고 있었다.

 

너도나도의 흐름에 따라 설치만을 우선한 케이블카 같았다.

짧은 운행거리, 상부역사와 연계된 테마시설의 미흡 등이 많이 아쉬운 줄이었다.   

 

 

 

 

해맞이공원 행

 

 

 

 

500m? 남짓한 왕피천 하늘길을 건너 상부역사인 '해맞이공원정류장'에 내렸다.

 

바람도 거세게 불고, 울진대종으로 가는 산길도 끌리지 않고...,

곧장 돌아가기로 했다.

 

 

 

 

 

왕피천공원 행 - 1

 

왕피천과 동해가 만나는 울진해변

 

왕피천

 

왕피천공원 행 - 2

 

 

엄마와의 한반도 기행에 악재가 생겼다.

 

극단적 일방적 방역패스의 시행,

개인 방역을 잘 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고작 점심 한 그릇 사 먹고 다니는 엄마와의 기행인데, 그 마저도 제동이 걸렸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투병중인 엄마는 개인방역 철저로 백신접종을 대신하고 있다.

혹시나 0.001%의 확률로 내가 잘못되면 엄마도..., 하는 우려에 나 역시도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더 솔직히는, 

처음엔 번번히 예약에 실패를 했고 급한 사람들 먼저 맞아라는 심정으로 줄을 서지 않았다.

나중엔 접종을 하고도 간염이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접종보다는 방역이 났다는 판단은 확신이 되었다.

 

접종 대신에,

이유를 불문하고 퇴근을 하면 곧장 집으로 갔고,

부득이 한 식당에서의 점심식사는 무조건 14시 이후로 출입을 했고,

밀집의 장소에서는 마스크속에서도 입을 열지 않은 채, 사람들과의 간격을 띄웠다.  

 

아직 미접종인 사람들 대다수는 개인 방역을 아주 잘 하는 사람들인데, 

섣부른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대참사를 자초한 대한민국정부는 되레 그들을 간염의 매개체로 치부한다. 

 

 

고작 점심 한 끼 사 먹고 다니는 엄마와의 기행인데, 대한민국 세상사 참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