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5.18에 찾은 - 국립광주박물관 본문
수요일 부처님오신날에 방문을 한 국립춘천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그 산하의 국립박물관들을 대상으로 한,
엄마와의 국립박물관 모두투어는 끝을 냈다.
국립광주박물관이 남았지만...,
5.18에 찾은 - 국립광주박물관 (2024.5.18)
모처럼의 화창한 토요일,
국립박물관 모두투어를 대체할 주제를 찾지 못했기에 서성일 정처는 이제 사라졌고,
정처는 없지만 닿는 거기가 정처임에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오늘은 어딘데?라 묻는 그 물음에 사량도!라 답은 했지만,
핸들은 쉽사리 꺽이지가 않았다.
거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척을 시킨 박물관,
하나가 빠지면 전부는 성립이 안된다.
그러니 올 수 밖에는 없었다.
그 흔한 된장찌개조차도 메뉴에 없는 호남고속도로 두 곳의 휴게소를 외면하고,
겸사겸사 죽녹원이 위치한 담양읍내로 갔지만,
죽녹원은 미어터지고 마땅한 식당도 없었다.
죽녹원을 오늘 여정의 앞에 두었음을 절실히 후회하며,
15시가 조금 지난 시각 광주에 도착을 해 점심부터 해결하고자,
매곡동 일대의 식당들을 이 잡듯 뒤졌지만 전부 브레이크타임을 걸고 있었다.
할 수 없어 박물관에 붙은 카페에서 빵과 음료로 점심을 대신했다.
16시가 다된 시각,
그제서야 국립광주박물관으로 들어섰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그 가운데 나열을 시켜 존재의 유무도 희미해야 할,
국립광주박물관을 엄마와의 국립박물관 모두투어 그 대미의 자리에 두게 됐다.
상이 차려지면 맛있어 보이는 것부터 먹고,
그로해 배가 불러지면 맛없어 보이는 것들은 젓가락질 한 번 없이 물리기 일쑤였다.
국립박물관 모두투어에서는 국립광주박물관이 그랬다.
더 솔직히는 광주를 그러고 싶었다.
광주로 오는 길,
한 두대도 아니고 수시로 마주오는 경찰기동대 버스들과 스쳤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5.18이었고 추정을 하니 기념식에 차출됐다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광주에 들어서니,
길가 여기저기에 '윤을 위한 퇴진곡'이라 쓰여진 현수막들이 보였다.
참석을 해도 지랄, 안하면 더 지랄...,
윤도 싫지만 대놓고 이러는 잘난 광주는 더 싫다.
내가 살아오면서 만난 전라도 인연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단지, 광주가 싫을 뿐이다.
그 색의 옷만 입혀 내보내면,
개나 소나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을 만들어 주는 도시들이 있다.
탁란의 도시 대구와 광주가 그렇고,
특히 광주는 내 생전 그 색이 아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표는 동냥이고 적선은 요구다.
그런 야합의 윈윈이 대한민국 정치를 조지고 있다.
토기와 도기에 청자에 백자까지,
채움의 반을 넘어선 숱한 그릇들을 보며 망연자실의 심정이었다.
더하여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낸 그릇들까지,
오늘 한반도에서 빚어진 그릇이란 그릇들은 다보게 됐다.
누군가 내게 도자기세트와 코펠세트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코펠세트를 택하겠다.
관람이기 이전에 방문이 목적인 국립박물관 모두투어,
그 목적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숱한 그릇들로 채워진 국립광주박물관,
찾음은 왔음이 이유였다.
그릇은 누구나 연습만 하면 빚을 수 있다.
왜 대한민국 박물관들은 그릇에 미쳐있는지, 도무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5.18을 다룬 전시실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국립광주박물관에 그런 전시는 없었다.
독널은 나주에서도 익산에서도 봤는데...,
전시된 그릇들의 퀄리티가 높다고는 했지만,
열넷 곳의 국립박물관들 중 전시의 퀄리티는 가장 낮았다.
특히, 다양성에서는...,
호남의 중심도시 광주,
광주다운 무엇인가 있기를 바랬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다.
17시가 조금 지난 시각,
대인시장 혹은 금남로를 조금 서성이다 떠날까도 싶었지만...,
호남고속도로 곡성휴게소에서 늦은 점심 혹은 이른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21시가 채 안된 시각이었다.
갈 곳이 없어 시작을 한,
엄마와의 국립박물관 모두투어는 이제 완벽한 종지부를 찍었다.
관람이기 이전에 방문을 목적으로 한 대한민국 투어였고,
원래 문화재고 고미술품이고 나발이고에는 관심도 궁금함도 없었다.
끝을 낸다는 것은 이별이라,
시작은 했지만 그 말미에서 한두 개는 남겨두지만,
국립박물관 모두투어에서는 그런 아쉬움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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