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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눈은 떠졌지만, 몸이 일어나질 못했다. 여수..., 소리도..., 백야도..., 다 물 건너가는구나~ 그대로 잤다. 아홉시쯤 일어나니 창문틀이 흔들릴 만큼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차를 몰고 가면 충분히 갔다와지는데, 왠지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바람 때문인가?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가 엄마를 본다. 요즘 마음대로 나다니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다시피 하는데, 내만 맨날천날 좋은 곳으로 몰래 다니는 것 같아 미안해졌다. 호미곶이 그 집 물회가 생각이 났고, 엄마에게 의향을 물었다. 11시35분, 셋이 등대기행 13에 나섰다. 등대기행 13 - 호미곶등대 (2020.04.25) 도대체 호미곶에 몇번을 가는지..., 금요일, 앞으로 갈 등대들을 물색하다가 국립등대박물관에서 시행중인 '15등대스탬프투어'..
울창한 해송숲 사이로 빼꼼히 등탑만 내밀고 서 있는 울기등대를 대왕암에서 바라보고..., 오늘 기행의 두번째 탐방 등대인, 솔도등대가 서 있는 방어진항 북측방파제 끝으로 향했다. 등대기행 12 - 슬도등대 (2020.04.18) 길의 중복, 한번 걸은 길이었기에 다소 지루한 기분이었다. 제법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해안길에 나와 있었다. 부모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데리고 나온 아기들의 일부는 민낯이다. 착용을 거부했나? 아니면 아기용 마스크 구입이 어렵나? 싶었지만..., 바이러스는 아기들을 공격하지는 않을수도 있기에, 그렇게 큰 걱정은 들지 않았다. 1918년 스페인독감이 팬데믹이었을 때, 알래스카 에스키모 마을에도 인플루엔자가 스며 들었고, 대부분의 부모(어른)들은 죽었지만 그 곁에서 울..
찾아가는 사람이나 살고있는 사람이나 모두가 불편해지는 날들이다. 더하여 떠도는 여정에도 지쳐버린 날이다. 그래도 떠나지 못한 마음이 아쉬운 주말이었고, 바닷가에 서 있는 등대라도 보면 그 마음이 누그러질 것 같아, 지갑만을 챙겨 12시쯤 길로 나섰다. 울산시내버스 1137번과 401번을 번갈아 타고, 등대기행 08의 항로표지관리소가 될 '울기등대 가는 길, 초입으로 정한 일산해변에 도착을 하니 14시05분이었다. 등대기행 11 - 울기등대 (2020.04.18) 그러니까..., 지난해 성탄절, 나는 해파랑길8코스와 병행하는 '해안누리길-대왕암길을 걸었다. 방어진항에서 일산해변까지 이어진 길이었고, 그 때는 해송숲에 서 있던 울기등대를 보았는지 조차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 그 때 걸었던 길을 역으로..
낮엔 등대가 잔다. 깨어있는 등대를 만날려면 밤에 가야하는데..., 그게 결코 만만한 여정은 아니다. 지도를 띄우고 한반도 해안지선에 분포된 '항로표지관리소들을 찾는데, 누군가 울주군청에 간다고 했다. 오호~ 잘 됐다. 서류를 뺏앗아 15시30분 회사를 탈출했다. 등대기행 10 - 간절곶등대 (2020.04.16) 17시05분,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 도착을 했다. 저물녘까지..., 두 시간 정도는 서성여야 한다. 오랫만에 간절곶에 왔다. 간절곶 해안도로는 해파랑길 제4코스이기도 하다. 오랫만에 해파랑 맛이나 보고자 평동항까지 갔다오기로 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청춘들이 그대와 같이 제법 많이 와 있다. 돌이켜보면 스물다섯 전후의 시절이 제일 좋았다. 바다에 와도 바다는 뒷전이었고, 설레여도..
나는 투표를 하지 않는다. 내가 선출한 사람들은 다 감옥으로 갔고 심지어 자살까지 했다. 그들의 편안한 앞날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투표는 하지 않아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이 부가한 세금은 납부를 하지만, 참정권은 행사하지 않는 아나키스트이다. 똑똑한 개를 키워, 다음번 선거에는 개를 내보내겠다. 지난주 마라도 동부해안에서 맞닥뜨린 등대. 동중국해 망망대해를 무심히 바라보고 서 있던 등대는 기다림이었고, 내게는 그리움이었다.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것들은 만나야 한다. 등대기행 09 - 영도등대 (2020.04.15) 투표를 핑계 삼아 10시쯤 집을 나섰다. 세번의 대중교통을 환승해 영도등대가 있는 태종대에 도착을 하니 12시05분이었다. 이순신트레일 1회차제1일째에 형성시킨 트랙을 따라, 내 등대기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