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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백운포에 갔다. 그 길에서 보여지는 부산의 바다, 그 바다에 떠 있는 다섯 혹은 여섯의 바위섬들, 그 바위섬에 서서 파란 바다를 보고 있는 하얀 등대는, 생에 딱 한번만 봐야할 만큼 고귀했다. 등대기행 18 - 오륙도등대 (2020.05.10) 남들의 주말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내 주말에만 비가 내린다. 젖고 있는 세상을 보는 짓이 무례해서, 젖기 싫어 떠나지 않았다. 아무도, 아무것도 내 나섬을 막을순 없다. 그러니 무엇인가 끼여들어 '어떻게하면 여정을 망칠까? 별의 별 수를 다 동원해 떠남을 방해하고 있다. 날궂이는 않는다하니, 가장 쉬운 방해는 비였으리라~ 봐봐라~ 토요일마다 비가 쳐내리는 꼴을...,
근5개월째 방학중인 아이들이 너무도 부럽다. (나는 절대 그릇되지 않은 사견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숨기지는 않는다) 어린것들에게는 방학이 있지만, 늙어가는 것들에는 방학이 없다.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까만날에는 무조건 회사를 처다녀야 하는 늙어가는 것들의 슬픈날들에서, 싯다르타와 노동자와 아이들이 만들어 낸 6일간의 짧은 방학이 있었지만..., 난 지쳤다. 지친 육신은, 바이러스로 쳐박혔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 길에 나섬을 단호히 거부했다. 길이고 나발이고, 로그아웃된 의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그 집 물회가 땡긴다는 혹들을 들여보내고, 잠시 송대말등대로 갔었다. 등대기행 17 - 송대말등대 (2020.05.04) 신,구등탑 모두에 떼꼬장물이 질질..., 맑았지만, 차라리 흐린날이 더 선명했을 시..
15시35분, 아리랑길 39의 섬, 백야도를 나와, 77번국도 고돌산반도 해안길을 서진하여, 모든 형상이 그대로 굳어버린듯 너무도 한적한 세포마을(여수시 화양면 안포리) 버스정류소에 닿았다. 나도 굳어 30여분을 기다리니 여수시내로 나가는 28번이 나타났다. 충분하다고 생각을 한, 역마살의 에너지는 어제 호미곶을 갔다와 그런지 절대 충분하지 않았다. 13km 백야도 트랙을 끝내고나니 조금 지친 기분이었다. 얼마 남지도 않은 에너지로, 등대기행11 오동도등대로 간다. 등대기행 16 - 오동도등대 (2020.04.26) 같은 날씨속 같은 풍경일지라도..., 일요일 오후가 스며든 풍경에는 뭔지?모를 아련함 같은게 묻어있다. 나는 풍경속에 스며든 그 아련함이 보기 싫어 가급적 일요일에는 트레킹을 하지 않았는데...
12시03분 백야삼거리에 도착을 했고, 보돌바다에서 가막만을 지키고 선 백야도등대가 있는 섬의 동단으로 곧장 길을 이었다. 등대기행 15 - 백야도등대 (2020.04.26) 나는 내가 아는 색명(色名)으로는 도저히 그 빛깔을 표현할 방법이 없는 보돌바다가 너무도 좋다. 보돌바다에는 두 곳의 항로표지관리소(소리도,백야도)가 있었고, 이번주에 두 등대 모두를 찾고자 했지만, 아직도 번번히 잠에서 깨지를 못하니 오늘 백야도만을 오게 되었다. 도로이정표에는 개도와 제도라 표기가 되어 있었지만, 길은 끊어져 있는 백야등대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화태도에서 월호도-개도-제도를 딛고 백야도로 오는 바닷길이 열리는 날, 나는 다시 이 곳에 와 있을 것이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그 날까지 건강하게가 아..
가고자 한, 물회집은 호미곶에서 차로 30여분 남쪽에 있다. 가는 길의 대부분은 해파랑길이었다. 나는 2016년9월24~25일 해파랑길 11~13코스를 걸었고, 첫째날 1박의 야영지였던 12~13코스 분기점인 양포항에 도착을 하니 어두워서 뭐시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코스의 분기점에 세워진 '종합안내판을 찾지 못했다. 가는 길이기에, 동승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양포항에 들렀고, 예상외로 수월하게 종합안내판을 찾았다. 근데, 양포항 바다 건너 저 편에 생각지도 못한 하얀 등대 하나가 보였다. 당연, 가야지~ 등대기행 14 - 양포등대 (2020.04.25) 항로표지관리소로 표기된 등대는, 양포항 만입의 남쪽 지형끝, 정족말에 서 있었다. 아~ 이런 등대도 있구나! 싶었다. 맑은 하늘이라서, 푸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