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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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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45 - 사량도 (하도)

경기병 2019. 10. 10. 16:04

니가 맞다 내가 맞다,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염병들이 한창인 대한민국이다.

남북에서 동서로 갈라지다 못 해, 이제는 거리마저 양분을 쳐하고들 있다.

 

이 꼴, 저 꼴, 다 쳐보기 싫은 대한민국에,

거의 매주말마다 비가 내렸고 태풍마저 몇호가 찾아 들었다.

그로해서 나태해진 나는, 8월24일 통영의 지도 탐방후 길로 나서질 않았다.

 

 

 

 

 

[상도 - 금평항]

 

 

 

이순신트레일에서 배양시킨 장거리 트레킹의 걸음이 무뎌질까? 내심 걱정도 되었지만, 

의지는 불 붙지 않았다.


화요일 잠들기 전, 익일 04시50분에 알람을 설정 해 놓았다.

6시간뒤 알람은 울렸지만 에라이~ 당장 해제를 시키고 계속 해 자버렸다.


간다메? 왜 안가는데?? 시계를 보니 06시50분이다.

그래 간다!

 

 

 

 아리랑길 045 - 사량도 하도 (2019.10.09) 

 

 

 

신안군 다음으로 많은 섬이 있는 통영에서, 최근 가장 핫한 섬은 아마도 사량도가 아닌가 싶다.

 

사량도는,

지리망산이 있는 상도와, 칠현산이 있는 하도를 통칭하는 지명이고, 

2015년10월30일 상도와 하도를 잇는 길이530m 2주탑 대칭형 사장교인 사량대교가 개통 되었다.

 

두 섬과, 두 산을 탐방 할 수 있는 사량도는 그래서 핫한 섬이 되었다.

 

 

 

 

 

09시, 도산면의 가오치선착장을 출발한 그랜드페리호는 37분뒤 사량도-상도의 금평항에 접안을 했다.

1등으로 하선을 해 곧장 사량대교로 향했다.

 

상,하도 모두에 일주도로가 개설된 사량도 탐방 계획은,

05시 집을 나서, 사량도행 1항차 출발시간인 07시 이전에 가오치선착장에 도착을 해야만이 성립이 될 것 같았다.

 

근데, 06시50분에 집을 나왔고,

사량도행 2항차인 09시 배를 탔고, 09시37분에 금평항에 내렸다.

하도 16km, 상도 18km, 도합 34km의 수직 굴곡이 상당한 두 섬의 일주도로를,

섬을 나가는 마지막 배의 시간인 18시까지 다 걸을 수 있을지? 사뭇 걱정이 되었고,

빈약한 의지가 유지될지에도 걱정이 되었다.

 

 

 

[사량대교 가는 길]

 

 

[사량대교-1]

 

 

[하도에서 바라 본 상도의 옥녀봉과 금평항]

 

 

 

[사량대교-2]

 

 

[덕동 해안길]

 

 

18시까지 두 섬의 일주도로 34km를 완주할려면,

새가 빠지게 걸야 하는데, 시작부터 보이는 풍경들에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래서 다들 사량도 사량도 했구나..., 싶었다.

 

 

 

[덕동항 가는 길]

 

 

[덕동항에서 본 사량해협(가칭)]

 

 

[덕동항]

 

 

 

 

엄연히 해협을 사이에 둔 독립된 섬들인데, 왜 두 섬을 하나의 지명으로 통칭하는지?

추자도가 그랬고, 사량도도 그렇다.

 

인근의 노대도는 70m의 해협을 사이에 두었지만, 상노대도와 하노대도로 각기 불리워지는데...,

그런 의문으로 하도의 첫번째 마을 덕동을 지나니, 두번째 마을 읍포로 가는 고갯길이 아스라하다.

 

  

 

[읍포로 가는 고갯길]

 

 

 

 

 

 

사량도 탐방을 계획하며, 사전 위성사진 등으로 본 일주도로의 수직굴곡에 대하여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나는 트래킹후 형성된 트랙의 통계에서 평균속도가 5km/hr를 넘기지 못하면 짜증이 난다.

5km/hr를 넘기지 못하는 걸음은 트래킹이 아니다.

 

 

 

[얼마전 나는, 수직굴곡이 거의 없는 길 약12km를 대상으로 최대한의 속보로 걸어 보았다]

 

 

거침 없이 걷는다는 생각으로 풍경속을 쭉쭉 걸어나가면, 내 나이대의 남녀는 충분히 5km/hr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근데, 수직굴곡이 전체 루트의 30% 이상 분포가 되면 내 경험상 5km/hr의 속도는 나오질 않는다.

 

사량도 상,하도의 일주도로에 분포된 고갯길은 얼핏 짐작하건데 40% 이상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리막에서는, 오르막에서 지체된 속도를 보충하고자 뛰었다.

 

뛰어 내려오니, 하도 서부해안에 숨어 있는 읍덕항 읍포가 나왔다.

 

 

 

 

 

 

 

읍포를 지나 세번째 만나게 될 외지마을로 가는 길, 역시도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한다.

 

이순신트레일에서 미륵도를 일주할 때 처럼,

마을 하나를 지나면 고갯길이고, 그 고갯길을 넘어면 다음 마을이고, 또 고갯길이고...,

 

 

 

[외지마을 가는 고갯길]

 

 

 

 

[외지마을]

 

 

또 내리막을 열나게 뛰어 내려왔다.

 

오늘 하늘색이 제대로라 그런지, 하도의 마을들이 우째 이리도 아담하고 예쁜지..., 

그들이 사는 섬의 땅에는 평온함만이 있을 뿐이었다.

 

외지마을을 지나 능양으로 가는 길, 그리운 섬 하나가 쪽빛 바다 건너에 있다.

 

 

 

[아~ 두미도~~]

 

 

[은포마을 내려 가는 길(물론 가지 않았지!)]

 

 

퇴색이 되어 길가에 나뒹구는 낙엽들을 보니, 가을이네~ 싶었다.

어쩐지 하늘이 높더라니...,

 

2019년의 가을을 사량도-하도에서 본 기분이었다.

 

 

 

 

 

 

 

[능양항과 양지마을]

 

 

가을이 온 꽤나 길고 지루한 고갯길을 넘어 11시10분쯤 하도 남부해안에 위치한 양지마을에 닿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평온하게 보이는 마을이 있는지?

금오도 직포마을에서 느껴진 그 마음 듦이 배가 되어 들었다.

 

 

 

 

 

 

 

양지마을내 어느 횟집의 수족관이 부러워졌다.

참숭어, 쥐치, 줄돔..., 얼핏봐도 모두가 지연산이다. 

만약에 누군가와 같이 왔다면, 나는 당장 트래킹이고 나발이고는 접고 횟집으로 들어 갔을 것이다.

 

뼈를 추려 잘게 썰은 쥐치와 줄돔을 땡초가 들어 간 막장에 찍어, 소맥 한잔을 마신후 입에 넣는다면...,

누군가와 같이 오지 않은게 다행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모르겠더라~

 

 

 

[백학마을 가는 하도 남부해안길]

 

 

[능양항 방파제 넘어로 보이는 추도]

 

 

 

 

시리도록 고운 하도의 남부해안길을 걸어, 11시30분쯤 백학마을에 도착을 했다.

평온한 마을도 보였지만, 그 뒷산으로 나있는 먹방마을로 넘어가는 고갯길도 보였다.

 

하도의 최고 고갯길이다.

해수면 0에서 콘크리트포장 도로를 이용 해발 180m까지 올라서야 한다.

 

백학마을까지 오는 두시간여,

물도 한번 마시지 않았고, 땀은 났지만 잠퍼도 벗지 않았고, 걸음을 멈추지도 않았다.

 

보이는 마을앞 정자에서, 잠시 쉴까도 싶었지만, 그대로 고갯길에 접어 들었다.

아주 디지는줄 알았다.

 

 

 

 

 

 

 

 

 

 

 

 

 

11시55분, 최대 경사구배 20%에 육박하는 1.2km 오름길을 올라 그 마루에 올랐다.

아무 생각이 없더라~

 

 

 

 

 

[외인금마을과 바다 건너 도산반도]

 

 

 

 

길가 한적한 곳에 그늘진 쉼터라도 있음..., 하고 내림길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다행히 외인금마을로 내려가는 초입에 그럴싸한 정자 하나가 보였다.

잠바를 벗고, 물을 마시고..., 그 딴짓 보다는 일단 뻗었다.

 

 

 

 


 

 

다시 사량대교를 건너 상도를 일주할려면, 시간이 촉박한데....,

뻗은 몸이 좀 체, 일어나지지가 않는다. 

 

12시20분, 겨우 몸을 일으켜 하도의 여섯번째 마을 먹방으로 가는 내림길에 들어섰다.

 



[먹방마을]

 

 

아~놔, 또 오르막이네~~ 아 시발시발~~

큰먹방 작은먹방이라 불리우는 두 마을을 지나니 보여야 할 사량대교 대신 또 찐한 오르막길이 보인다.

 

사량도로 오는 배에서 같이 탄 사람들의 옷차림만으로도 그들의 입도 목적을 알 수 있었다.

대다수는 지리망산과 칠현산 탐방이었고, 열댓명 남짓한 사람들은 자전거 라이딩이 목적이었다.

걸어서 섬을 일주하는 인간은 딱 한명이었다. 나~

 

가끔 스치는 라이더들이 폰을 건네며 사진 촬영을 부탁 해 왔다. 

심지어 어떤 분은, 자기가 달려오는 모습을 담아 달라고도 했다.

 

그래~ 안그래도 심심한데, 다 찍어 주었다. 

 

 

 

 

 

 

 

 

 

12시55분,

하도일주길 16.3km(금평항에서 사량대교-하도측 구간을 제외하면 15.3km)를 완보하여 사량대교 남단에 도착을 했다.

 

내리막에서는 뛰었기에,

수직굴곡이 상당한 하도일주길 16.3km를 3시간23분(휴식시간 포함)에 끊었고, 평균시속은 5.44km/kr를 기록했다.

 

의사가 당분간 무리하게 걷지는 말라고 했는데...,

 

 

 

 

 

상도로 건너가기 전, 사량대교 교명주 그늘에 앉아 담배를 물고 고심을 했다.

의사가 지금 상태에서 흡연은 무조건 안된다고 했는데...,

 

상도 일주를 해야 하나?

아니면 14시 배를 타고 섬을 나가야 하나?

 

난이도 최상급인 상도 일주길 18km를 4시간30분안에 주파를 해야하는데...,

행여 뭍으로 나가는 마지막 항차의 배시간 18시를 넘기면, 오늘 섬을 못나갈 수도 있는데...,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50 - 사량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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