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지리산 냇물 - 람천 & 섬진강 본문
왜 그 산을 어머니의 산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가뿐 숨을 헉헉대며 그 산의 꼭대기에 세 번을 올랐고,
지겨워 디지는 맛으로 그 산의 능선을 두 번이나 걸었지만, 어머니와의 동질성은 없었다.
지리산은 전남·북과 경남의 5개 시·군에 걸쳐진 산이다.
나는 구례 하동 산청의 산맥을 남부권역으로, 함양과 남원의 산맥을 북부권역으로 나눈다.
내가 나눈 두 권역에서,
나는 북부권역에 더 애착이 가고,
그 북부권역에서도 람천과 만수천이 흐르는 그 골짜기들이 가끔식 그리워지기도 한다.
가을이 왔고,
그 골짜기에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을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11시쯤 집을 나섰다.
지리산 냇물 - 람천 & 섬진강 (2021.10.23)
생초나들목을 빠져나와 엄천강을 거슬러 마천으로 가는 길,
산골엔 가을걷이가 한창이었고, 그로해서 비워지는 다랭이논들은 홀가분해 보였다.
산은 그대로 있으라!
이제 산에 오르는 일은 단언컨데 없을지으다.
그렇게 결별을 하고 바라보는 산이 그리도 좋을 순 없더라~
산청에서 시작을 해 함양을 지나 남원으로 들어섰다.
이는 드디어 람천에 왔음이다.
실상사를 지나치지 못하고 차를 세웠다.
그 날은 참 암울했는 데...,
이제 암울은 커녕 걱정조차도 없다.
뱀사골과 달궁을 지나 성삼재를 넘어 구례로 가는 길,
가을이라서 주말이라서 꼬불한 오름길에 차들이 많다.
앞서 가는 차들은 느리고 뒤서 오는 차들은 급하다.
그 바람에 만수천 풍경 한 장 담지 못하고 구례에 들어섰다.
딱딱한 빵만을 사고 구례읍을 지났다.
산, 물, 사람, 다 빨개진다는 피아골로 들어갈라다가...,
빨개지기 싫어 곧장 섬진강을 따라 하동으로 넘어가버렸다.
곤양나들목으로 나와 사천만을 건넜지만...,
타기가 싫다고들 난리를 쳐 무다히 삼천포로 빠졌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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