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통영 케이블카 본문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미친놈들이 무다히 가만이 있는 승강기를 교체한다고 지랄들을 해,
15층에 사는 세상구경을 좋아하는 엄마는 20여일을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2021년11월27일 엄마는 새엘리베이터를 타고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답답했을 엄마를 위로하고자 바다로 간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통영 케이블카 (2021.11.27)
좀 추워진 댓가로 하늘이 너무도 맑다.
이런 날엔 배를 타고 섬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마주하는 바다가 최고다.
오랫만에 욕지도를 가고자 했다.
푸른날에 바닷길을 건너 섬으로 가 모노레일을 타고 섬의 꼭대기에 오르고자 했다.
했는 데..., 이런~ 마창대교 직전부터 길이 밀린다.
12시50분까지는 삼덕항에 도착이 되어야 하는 데..., 미미한 사고에 길을 막고 생지랄들을 떨고 있었다.
원평고개에 닿으니 통영바다도 보였지만, 같이 본 시계는 13시를 훌쩍 지났다.
소모품인 차를 보물로 취급하는 쪼잖은 년,놈들 때문에 욕지도는 그렇게 물 건너 간 섬이 되었다.
섬을 나오는 마지막 항차가 16시35분임을 알면서,
14시 항차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기엔 뭔가 불안한 마음이 생겨 싫더라~
또 일 없이 미륵도를 일주하고 맛집을 찾고..., 그러다가 돌아가야하나? 싶었다.
싶었는 데..., 무심히 미륵산을 올려다보니 이런~ 색색의 주사위들이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었다.
약기운 때문에 골이 쫌 흔들린다는 엄마와 오늘은 일정에 두지 않았던 통영 하늘길에 올랐다.
파란 하늘을 타고 푸른 바다를 보고자...,
해남거는 참 좋던데...,
낡은 케이블카에 엄마가 다소 실망을 했다.
바다에 줄을 건건 여수가 처음이지만,
바다에 근접하여 줄을 건건 통영이 여수보다 한참이나 더 빨랐다.
14시, 미륵산 9부능선에 조성된 '통영케이블카 스카이워크에 발을 딛였다.
발아래 통영의 바다와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보이는 섬들을 조목조목 열거함은 풍경에 반하는 짓이다.
엄마처럼 그저 보이는 섬과 바다를 마음에 담아두면 그만이다.
배 고프다, 내려가자!
헐~ 올라온지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땅으로 내려오는 길,
굴밥과 해물뚝배기를 놓고 엄마에게 선정권을 줬다.
겨울이라 굴밥이 땡겼지만, 엄마는 해물뚝배기를 먹자고 했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말을 들어줘야 할 세월이다.
집으로 오는 길,
이제 남해안에는 목포거만 남았다고 하니,
엄마는 생뚱맞게도 '오늘 타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나이가 최고 많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 시간에 케이블카를 탄 사람들 중 엄마 다음 연장자는 내가 아니었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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