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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13시09분, 추석을 끝낸 사람들이 이틀 남은 연휴의 끝을 불들고 있는 남항진해변에 도착했다. 해변은 포화상태를 넘어 있다. 차도, 사람도..., 해파랑길 39코스 - 솔바람다리에서 안목해변 (2017.10.08) 그 속에 무심히 서 있는 종합안내판을 만나고, 아수라장이 된 해변을 솔바람다리로 건널 수 밖에 없었다. [해파랑길 39코스 시점 - 강원동 강릉시 남항진동] [솔바람다리] [남항진해변 전경] 솔바람다리를 건너 강릉항을 지나 안목해변에 이르니, 이건 뭐! 차, 자전거, 사람, 커피용기, 마구 흩어진 모래, 그 와중에 그네 타는 사람들까지 난장판이다. 나를 포함한 모두들이 풍경을 보러 왔다가 되레 그 풍경을 조지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빈 풍경이 좋다. 그런 빈 풍경을 만날려면 그저그런 해변이어야..
18Km의 37코스를 반토막 내고도 부족해, 이번에 반토막에 반토막을 낸 38코스에서 들어섰다. 해파랑길 38코스 - 유다리사거리에서 솔바람다리 (2017.10.08) 약간은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럴거면 해파랑루트를 선택해 걸을 이유가 없지않은가? 내 마음대로 쳐 걷고 있는데..., 아무리 합리화를 시키려 해도 억지춘향의 심정이다. 사람들은 그렇더라~ 백지에서는 입을 닫고 있다가 누군가 펜으로 백지를 채우기 시작하면 침묵한 입을 연다. 백지에서는 침묵함을 망각한 조금전의 자신을 잊고..., 난 그런 인간이 제일 싫다. 나 역시도 지금, 길을 설정한 이의 각별한 노고와 고뇌는 망각을 한 채..., 근데 오독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가면 농악이라도 공연을 하고, 농주라도 한 사발 주나? 해파랑길에 뭔..
09시10분 36코스가 끝났다. 괘방산입구 주차장에서, 10여분을 머물며 지도를 보고 이내 37코스로 접어들었다. 해파랑길 37코스 - 안인해변에서 유다리사거리 (2017.10.08) 해파랑길을 시작하면서, 나는 코스별 선형에 대한 이해와 숙지도 했지만, 제척과 개량도 했다. 제척의 이유는 길에 빌붙어 있는 답사지(유적지 등)를 떼버리기 위함이었고, 개량의 이유는 바닷길이 아닌 내륙의 길을 짤라내기 위함이었다. (해안봉쇄에 따른 우회길 또한 최단으로 개량시켰다) 제척과 개량의 대표적 구간은 울산과 강릉이었다. 산업시설의 입지로 해안이 봉쇄된 울산구간 5~8코스와, 군사시설의 입지로 해안이 봉쇄된 강릉구간 37~38코스가 주된 제척과 개량의 대상이었다.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의 입지로 내륙 우회가 불가피한,..
빠른 시일내에 이 길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모든 대한국민이 기다린 10월, 10일간의 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해파랑에 조바심이 인 나로서도, 세월이 준 선물에 부풀었다. 연휴가 시작되기전, 발바닥 물집의 표피를 뜯어내다가 원래 피부와 뜯어내야 할 피부의 경계선을 건들이고 말았다. 피가 났고 다음날은 발의 날을 세워야 걸을 수 있었다 그 상처가 아물고 나니 추석 연휴였고, 귀향과 귀성에 대중교통 이용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내 걷자고 그 절심함을 가로챌순 없었다. 추석 당일과 그 다음날은, 예정대로 가족들을 데리고 진주 유등축제를 보고 지리산으로 가 산 잠을 잤다. 추석 전,후로 1박2일의 일정으로 두 번 해파랑길을 잇고자 했지만, 그 모든 계획들의 순차적 질서는 사라져 버렸다 10월 7일,..
12시03분 7코스에 접어 들었다. 바닷길 대신 산길을 걸었고, 이제는 바닷길 대신 강변길을 따라 걷는다 해강랑도 아니고..., 얼척이 없다. 해파랑길 7코스 - 태화강전망대에서 염포삼거리 (2017.10.03) 대목이지만, 둔치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내일이 추석이라는 그런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다. 하기싸, 추석 뭐 별거있나?? [해파랑길 7코스 시점 - 울산광역시 남구 무거동] [강물이 흘러오는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나는 흘러가는 방향으로 간다] 상류의 삼호교로 가 태화강을 건너라고 하는데, 그 왕복 거리를 추정하니 무려 3Km다. 당연 짜른다. [십리대밭교] [걸어 온 7코스 초반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그 지역이 가진 문화, 자연환경 등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겠지만..., 해파랑트레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