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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17시20분에 노화도 동천항에서 완도의 화흥포로 나가는 마지막 항차를, 섬을 떠나는 뱃길로 정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그 항차를 놓치게 되면, 18시에 산양항에서 해남의 땅끝항으로 나가는 마지막 항차가 최후의 보루가 된다. 주어진 두 시간에 두 섬을 둘러보고자,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낯선 섬속으로 들어섰다. 한국뱃길 - 노화도 동천항에서 완도 화흥포항 (2022.2.5) 읍(邑)의 행정단위를 가진 노화도는, 보길대교로 연도가 된 보길도와 함께 일정부분 자립이 가능한 사람 살아가는 규모가 제법 큰 섬이다. 그런 섬에서의 관광객 행세는 혼자만의 지랄이다. 노화읍의 번화가 이목을 거쳐 보길도로 향하는 길, 어라~ 섬에 전통시장이 있다. 섬에서 장을 보는 체험도 괜찮겠다 싶어 곧장 '노화전통시장'으로 갔다. 근..
한반도 서녘바다로 가지 않는다면, 엄마가 탄 차를 싣고 떠날 수 있는 처음 뱃길은 이미 동이 났다. 왕복 일곱여덟시간을 오가는 여정에 오롯이 운전을 해야하는 나도 그렇지만, 팔순을 넘긴 노모가 견뎌야 할 그 고됨은 오죽하겠나, 싶어 쉽사리 그 뱃길로 나서질 못했다. 일어난 토요일 아침, 일기예보에서는 그 뱃길에 눈이 내릴거라 했지만, 엄마는 멀리는 가지말자고 했다. 10시40분쯤 집을 나서 남해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한국뱃길 - 땅끝항에서 노화도 산양항 (2022.2.5) 엄마가 말하는 멀리는 경남도계를 넘어서는 거리다. 진주부근에서 지리산과 남해도 둘 중 한 곳을 선정하라고 하니, 오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면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낯섦의 풍경에 있고자 한다면 그 댓가는 때론 상상을 ..
16시20분, 용암포로 가는 '풍양카페리호 출항 10여분 전 상도 북부해안가 내지항에 도착을 했다. 조잡스러웠던 난전 횟집들은 근사한 상가로 바뀌져 있었지만, 삼천포로 나가는 뱃길은 통영시의 제정지원 중단에 따라 끊어져 있었다. 한국뱃길 - 사량도 내지항에서 용암포항 (2022.1.29) 명절이라 삼천포항로가 일시 복원되었기를 내심 기대했건만, 극적으로 삼천포로 빠지는 운은 오늘 없었다. '그래도 설인데, 대목장은 좀 봐야 안되겠나...,' 엄마의 뜻에 따라 용암포에서 집으로 가는 길, 고성장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작업을 마치고 섬을 나가는 인부들, 등산을 끝내고 섬을 나가는 등산객들, 일 없이 섬으로 와 밥만 먹고 나가는 모자, 그들을 태운 풍양카페리호는 16시30분 상도의 내지항을 출항했다. 섬은 ..
설이 있어 연휴가 있을지라도, 이제 명절 따위는 귀찮다. 오직 오일간 회사를 가지 않는다는 것! 그게 흐르는 세월의 기쁨이다. 그 첫 날에, 섬에 설이 오는 풍경을 보고자 사량도로 가는 뱃길에 차를 실었다. 한국뱃길 - 가오치항에서 사량도 금평항 (2022.1.29) 엄마도 이미 두 번을 간 섬이라서 탐방의 의미는 없다. 뱃길의 바다에서 햇살을 쬐고, 뱃길의 바다에서 바람을 맞고, 섬에서 밥 한 끼를 사먹고..., 그러고 싶어 섬으로 간다. 도산반도 북부해안가 가오치항에 도착을 하니 13시45분이었고, 떠날 섬에서 오는 페리호도 막 도착을 하고 있었다. 먼 섬으로 가고픈 심정이야 늘이지만, 귀향의 틈, 팬데믹, 당일 귀가, 것들이 그 곳으로 가 서성이고 픈 마음을 붙잡았다. 도산반도 가오치항에서 상도의 ..
17시30분에 섬을 나가기로 하고, 지난 탐방에서는 제척을 한 안도해변을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가는 길에서, 안도항으로 다가오는 페리호와 마주치자 나는 순식간에 날 잡은 놈이 되어버렸다. 아무렇게나 차를 세우고, 급하게 대합실로 들어가니 창구에는 사람이 없다. 뭣하러 들어와소?라 묻는 아주머니들에게, 저 배가 여수로 나가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고, 표는 배에서도 끊어진다고 했다. 엄마는 두 번을 나는 세 번을 온 섬이라서, 떡본김에 제사지내듯 미련없이 섬을 나가기로 했다. 한국뱃길 - 안도항에서 여수항 (2022.1.22) 운이 있었는지, 바랬지만 바랄 수 없었던, 돌산대교 하부를 지나는 페리호를 극적으로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노랫말처럼, 바라면 이뤄지는 그 간절함은 ..